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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리터 하나로 판 뒤집다니! 회전률과 낙폭 ML 기록 깬 사사키, 최대 무기 베일 벗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5-03-06 17:30


스플리터 하나로 판 뒤집다니! 회전률과 낙폭 ML 기록 깬 사사키, 최대…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지난 5일(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와의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6회초 투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플리터 하나로 판 뒤집다니! 회전률과 낙폭 ML 기록 깬 사사키, 최대…
사사키가 5회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해 스탯캐스트 자료를 토대로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구종을 꼽으라면 선발투수 기준으로 직구는 신시내티 레즈 헌터 그린과 디트로이트 타거스 태릭 스쿠벌, 슬라이더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크리스 세일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딜런 시즈, 커브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잭 갤런과 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런 놀라, 커터는 애리조나 코빈 번스와 시카고 컵스 제임슨 타이욘, 싱커는 필라델피아 잭 휠러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폴 스키스, 스위퍼는 보스턴 레드삭스 태너 하우크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니 그레이, 그리고 스플리터는 하우크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케빈 가우스먼이 1위를 다퉜다.

그런데 이 가운데 스플리터는 올해 주인공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바로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기 때문이다. 사사키의 스플리터는 100마일을 웃도는 강속구와 함께 그를 유망주 랭킹 1위에 올려놓은 초대형 무기다.


스플리터 하나로 판 뒤집다니! 회전률과 낙폭 ML 기록 깬 사사키, 최대…
사사키 로키의 스플리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통한다. AP연합뉴스
사사키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시범경기 데뷔전을 치르자 그가 뿌린 스플리터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졌다. 이날 사사키는 5회 등판해 7회까지 3이닝 2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동안 총 46개의 공을 던졌다. 25개를 구사한 포심 직구 구속은 최고 99.3마일, 평균 98.0마일을 찍었다. 지난해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직구 평균 구속은 96.7마일에 그쳤다. 어깨와 복사근 부상 탓이었다. 2023년 WBC에서는 100.3마일, 정규시즌서는 98.8마일이었다.

이 시점 메이저리그 첫 실전서 평균 98마일을 던졌다면 정규시즌 들어가면 0.8~1.2마일이 더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즉 직구 평균 구속이 99마일에 이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날 뜨거운 주목을 받은 사사키의 구종은 단연 스플리터였다. 직구 다음으로 많은 18개를 던진 사사키의 스플리터는 최고 87.3마일, 평균 85.8마일을 나타냈다. 사사키의 스플리터 위력은 구속이 아닌 회전률(RPM)에 있다. 이날은 분당 평균 518회를 돌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체 스플리터의 평균 회전률은 1302회. 다시 말해 사사키의 스플리터는 포수 미트에 닿기까지 불과 4바퀴 정도 밖에 회전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MLB.com에 따르면 2015년 이후 한 경기에서 한 투수가 스플리터만 18개 이상을 던진 2000경기를 분석해 보니, 가장 낮은 평균 회전률은 작년 7월 29일 마이애미 말린스 엠마누엘 라미레즈의 577회였다. 이어 같은 해 6월 17일 시애틀 매리너스 로간 길버트의 589회. 사사키의 스플리터 회전률이 역대 최저 기록이라는 소리다.

사사키가 2023년 3월 WBC에서 던진 스플리터는 파워 스플리터(power splitter)였다. 평균 구속 91마일에 회전률은 1100회였다. 이날 시범경기서 회전률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낙차와 흔들림 측면에서 너클볼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플리터 하나로 판 뒤집다니! 회전률과 낙폭 ML 기록 깬 사사키, 최대…
사사키가 신시내티를 상대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이날 신시내티 타자들은 사사키의 스플리터 18개 중 8개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그중 7개가 헛스윙이었다. 또한 탈삼진 5개 가운데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삼은 것은 4개로 구속은 85.0~87.3마일, 회전률은 403~584회를 나타냈다. MLB.com은 '버터플라이 스플리터'라고 표현했다. 나비처럼 춤을 추며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졌다는 의미다.


스플리터 18개의 평균 낙폭은 43인치로 작년 스플리터 최고 낙폭 기록인 휴스턴 애스트로스 테일러 스캇과 뉴욕 메츠 타일러 메길의 41인치를 넘어섰다.

사사키가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확인한 성과는 크게 두 가지다. 직구 구속을 100마일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 스플리터의 움직임과 낙폭이 더욱 '지저분해졌다'는 점이다.

통계전문 팬그래프스 예측 시스템인 '스티머(Steamer)'는 올해 사사키가 24경기에서 138⅔이닝을 던져 10승6패, 평균자책점 3.30, 43볼넷, 179탈삼진, WHIP 1.11, 피안타율 0.214, WAR 3.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진율은 31.6%, 볼넷율은 7.7%로 거의 모든 수치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을 가리킨다. 스플리터에서 비롯된 예측이라고 보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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