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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건 그냥 제구 난조가 아닌데...
LG 입장에서는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시범경기라고 하지만, 찝찝함이 남을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먼저 에이스 역할을 해줄 거라 굳게 믿고 야심차게 영입한 치리노스가 KT 타선을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적인 구위는 나쁘지 않았지만, 장성우의 노림수에 역전포를 허용했다. 투심패스트볼, 포크볼, 싱커 등은 괜찮았는데 3회 로하스의 2루타와 장성우의 홈런은 직구를 통타당했다. 벌써 KT 타자들이 치리노스의 투구 패턴을 알고, 맞춤형 대응을 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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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2볼넷 2폭투. 투수가 언제나 잘 던질 수는 없다. 볼넷도, 폭투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정우영의 투구는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아예 제구 자체가 안됐다. 직구 최고 구속도 146km가 나왔는데 정상 구위라고 볼 수 없었다.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정우영의 올시즌 활약 여부는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한 때 157km 강속구를 뿌리는 사이드암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선수 본인도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꿨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팀 동료였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는 걸 보며 "나도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고 야심차게 말했었다. 올시즌을 마치면 포스팅 자격을 얻는 정우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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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퀵 모션을 줄이기 위한 폼 수정을 시작으로 2023 시즌부터 갑자기 구위가 저하되고 성적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팔꿈치 수술까지 했다. 절치부심 준비했지만 지난 시즌도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올해는 미국까지 넘어가 투구를 점검해 부활을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첫 시범경기에서 충격적인 투구를 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LG는 52억원 전액 보장을 하며 장현식을 데려왔다. 마무리로 낙점했지만 스프링캠프 부상으로 개막전 합류가 불투명하다. 장현식 존재 여부를 떠나, 지난 시즌 불펜 부진으로 '왕조 건설'에 실패한 걸 감안하면 올해는 정우영 부활이 필수 요건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그 꿈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하루 빨리 반전이 필요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