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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글러브 3개는 명함도 못 내민다. 4~5개를 들고다니는 최준우의 독기. 진짜 마지막 기회라는 간절함이다.
쉽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지난해 최준우는 1군에서 18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특별한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았고, 그 기회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하지도 못했다.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훨씬 더 길었는데, 그 사이 후배인 박지환, 정준재, 고명준 등이 주전급 선수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 보였다. 공교롭게도 SSG의 고민 중 하나였던 내야 세대 교체가 지난해 거의 한꺼번에 이뤄지는듯한 형태가 갖춰지면서 최준우도 결단을 내렸다.
처음에는 외야 겸업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전형적인 외야수 타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태곤을 비롯해 최준우의 마음을 알고있는 선배들이 적극적으로 응원을 해주면서,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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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최준우의 최대 강점은 단연 방망이다. 타고난 타격 재능을 갖추고 있다. 팀내 입지가 애매한 상황에서, 내외야 겸업이 매끄럽게 가능해진다면 당연히 감독 입장에서 한번이라도 더 쓰고싶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진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간절함이 만든 그의 도전이다.
최준우는 지난 14일 시범경기 개막 후 처음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까지 터뜨렸다. 기분 좋은 출발이다.
'글러브를 몇개 가지고 다니냐'는 질문에 그는 "4~5개 정도 된다"고 웃었다. 챙길 것도 2배로 많고, 수비 위치 등 내야와 또 다르게 신경써야 할 부분들이 많다. 그래도 최준우는 "정신은 없지만 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똑부러지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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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에서 최대한 오래 살아남으면서 많은 경기를 뛰는 것. 최준우의 목표는 명확하다.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 자가 이번에는 자신이 되고 싶다.
최준우는 "제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게 방망이다. 타격으로 감독님께 신뢰감을 많이 드리고 싶고, 외야를 하게 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외야수로서도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팀에서 내야든, 외야든 다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