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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승부 앞에서 유독 예민해졌던 탓일까. 외국인 선수들이 피치클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다 급기야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에레디아가 한참 시간을 보내고 다시 타석에 서자, 쿠에바스는 다음 공을 던지기 전 남은 피치클락 시간을 거의 다 흘려보내면서 마지막 순간 투구를 시작했다. KT 이강철 감독도 화가 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나와 항의했다. 이후 내야 플라이 범타에 그친 에레디아는 배트를 땅애 내리치는 등 이미 흥분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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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이강철 감독이 다시 나와 항의했고, 이에 맞서 SSG 이숭용 감독도 나와 항의했다.
이후 볼넷을 골라낸 에레디아가 1루로 걸어가던 중 쿠에바스를 바라보며 소리를 쳤다. 쿠에바스 역시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에레디아를 바라보면서 맞대응 했다. 두 사람의 설전으로 인해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설전이 격해질 기미를 보이자 양팀 선수들이 곧바로 그라운드에 쏟아져 나와 두 사람을 말렸다.
SSG 쪽에서는 에레디아와 가장 친한 외야수 최지훈과 주장 김광현이 가장 먼저 나와 에레디아를 설득하며 자제시켰다. KT 역시 멜 로하스 주니어와 베테랑 선수들이 나와 쿠에바스를 다독였다.
벤치 클리어링은 별다른 물리적 충돌 없이 금세 끝이 났다.
사실 에레디아와 쿠에바스는 사석에서 따로 만나 밥을 먹을 정도로 매우 절친한 사이다. 경기 도중 승부에 대한 집중 과정에서 루틴이 상대를 자극하며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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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강철 감독은 "고의지연은 서로 하지 않기로 개막 직전 감독자 회의에서 이야기를 다 했다. 안하기로 했으면 안해야 한다. 일부러 시간을 소모하고, 기다리고 그러는 것은 안된다. 시범경기 때 이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라며 선수들이 좀 더 신중하게 규정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로 승부에 집중하면서 나온 해프닝에 가까운 벤치클리어링이었지만, 사실 감정적 신경전이 보기에 아름답지는 않았다. 불필요한 오해 요소는 제거하고 경기 자체에 몰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