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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IA는 왜 죽음의 원정 12연전을 받아들였나. 그리고 왜 박수를 받아야 하나.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인 창원NC파크 관중 사망 참사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안전 진단이 끝나지 않아, NC는 홈구장에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원정 경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홈-원정 일정을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일정을 교체했는데, NC 상대팀의 스케줄이 불리해진다면 그 팀은 이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면 안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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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맞바꾼 스케줄이 8월8일부터 10일까지라는 점. 이 때문에 KIA는 한창 무더울 8월 중순 원정 12연전 일정을 감수하게 됐다.
KIA는 8월5일부터 부산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3경기를 하고, 그 다음 광주에 돌아와 NC와 3연전, 그리고 12일부터 대구 삼성 3연전을 치른 뒤 15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을 소화하는 스케줄이었다. 그 사이 광주 일정이 빠지고, 창원으로 이동해 '죽음의' 혹서기 원정 12연전을 소화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왜 힘들게 이 일정을 받아들인 거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KIA가 무작정 손해를 감수하고 이를 선택한 건 아니다.
일단 KBO의 설득이 있었다. NC가 경기를 너무 못하면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리그 불균형이 초래될 수밖에 없었다.
KBO는 KIA에 몇 가지 안을 제시했고, 그 중 KIA가 일정 맞교대를 선택했다. KIA 관계자는 "감독님 등 현장에서 일정을 면밀히 살펴보셨다. 우리 팀 경기력이 큰 영향이 없으면서, 리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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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원정은 힘들다. 아무리 좋은 호텔 생활을 한다 해도 집을 떠나 있는 기간이 길어질 수록 피로감이 크고, 지친다. 그래서 KBO도 원정은 최대 9연전 이상 편성하지 않는다. 이 9연전도 여름철 이동이 힘들 때 지방팀들이 수도권 경기를 몰아서 하는 '나름의 '배려의 측면이 있다.
그렇기에 정말 세세하게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대승적인 결정을 내린 KIA의 선택은 박수를 받아야 하는 게 마땅하다.
KIA가 절대 변경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면 KBO도 이를 강요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