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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고교특급 우완으로 평가받던 심준석(21·마이애미 말린스)이 미국에서 좀처럼 자기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심준석은 올해로 미국 도전 3년차가 됐다. 덕수고 시절 최고 구속 157㎞를 찍으면서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았고, 2023년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가 유력했다. 당시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한화 이글스는 당연히 심준석을 지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심준석은 미국 도전을 선택했다. 특급 유망주에게 메이저리그 구단의 오퍼는 달콤할 수밖에 없었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75만 달러(약 10억원)에 계약하며 꿈을 이뤘다.
심준석은 그사이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는 시간이 길어졌다. 올해 루키리그 성적은 9경기, 1세이브, 8⅔이닝, 평균자책점 8.31이다. 싱글A로 승격되기도 힘든 성적. 삼진이 12개인데 4사구가 17개다. 피안타율은 0.138. 영점만 잡히면 분명 위력적인 공인데, 제구가 흔들리니 어쩔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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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 스카우팅 리포트는 '심준석은 파워 피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4가지 구종을 섞어 던질 줄 아는데, 직구는 100마일(약 160㎞)까지 찍을 수 있고 시속 90마일 중반까지는 편하게 던진다. 공에 회전을 잘 줄 줄 아는 투수고,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던진다. 더 강해진 슬라이더를 추가했는데 커브와 슬라이더 모두 매우 높은 회전수를 기록했다. 체인지업은 조금 더 꾸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심준석 영입을 이끈 스티브 샌더스 피츠버그 야구 부문 부사장은 "분명히 심준석의 공은 전율이 흐른다. 대단한 어깨를 지녔고, 또 건강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가 올해(2023년) 큰 걸음을 내딛길 바라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츠버그는 심준석의 투구 폼을 교정하면서 꽤 공을 들였지만, 2023년 루키리그 4경기에서 8이닝,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어깨 등 부상에 시간을 뺏겼다. 지난해 전반기 내내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가 7월에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심준석은 한국에 남아 한화와 계약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본인도 알았을 텐데, 더 큰 꿈을 위해 어릴 때 고생하는 길을 택했다. 미국 직행이 독이 됐다는 말이 슬슬 나오는 시점. 여기서 흔들리지 않고 버텨 끝내 빛을 볼 수도 있지만,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미래다. 심준석에게 인고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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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