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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잘 던지고 있지만, 타이트한 경기가 계속 되니 투수들이 힘들다. 같은 투구수라도 체력 소모가 다르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올시즌 12승째(23패)를 기록, 탈꼴찌를 향한 희망의 빛을 밝혔다. 오는 4일 야시엘 푸이그도 돌아오는 만큼, 롯데전 3연패로 인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돌릴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반면 KT는 전날 두산 베어스와 11회 무승부 혈투를 벌인 피로도가 보이는듯 했다. 무려 17개의 안타를 몰아친 키움과 달리 산발 9안타에 그쳤고, 실책도 나왔다. 주축 타자들의 부진도 계속됐다. 그나마 안현민이 이틀 연속 홈런포, 그것도 연타석 홈런을 가동하며 흐름을 바꾼 점이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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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 소형준, 헤이수스 등 선발진이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잘 던지고 있지만, 매번 치열한 경기를 치르다보면 피로도가 올라갈수밖에 없다. 팀타율 8위에 그치고 있는 타선이 올라와줘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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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이그는 올해 키움 시즌 플랜의 핵심이다. 키움은 외국인 투수를 로젠버그 한명만 쓰고, 외국인 타자를 카디네스-푸이그 2명을 배치해 팀 타선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선택을 했다. 하지만 푸이그가 부진과 부상이 겹치고, 카디네스 역시 집중 견제 속에 벽에 부딪친 분위기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다행히 어깨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푸이그가 복귀한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사실 부상 이전에도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푸이그가 중심 타선에서 큰 힘이 돼주길 기대한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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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김민혁(좌익수) 황재균(3루) 강백호(지명타자) 로하스(중견수) 안현민(우익수) 권동진(유격수) 장성우(포수) 강민성(2루) 윤준혁(1루)으로 맞섰다. 선발은 고영표다.
예상과 달리 KT 고영표가 먼저 흔들렸다. 고영표는 1회부터 5회까지 단한번도 3자범퇴 없이 매번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까지 진출시키는 불안한 투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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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4회초에는 조금이나마 행운이 따랐다. 변상권 김재현 이용규의 안타로 또다시 2사 만루. 여기서 송성문의 빗맞은 타구가 3루 쪽으로 흐르며 행운의 내야안타가 됐고, 선취점을 뽑았다. 다만 후속타는 이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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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드리면 끝내 문이 열리기 마련. 키움은 6회초 선두타자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이용규 송성문 최주환 카디네스가 연속 4안타를 치며 3점을 뽑았고, 이어 원성준의 번트 안타에 이은 김태진의 희생 플라이로 5-0 리드를 잡았다. 한번 터지니 봇물처럼 득점이 쏟아졌다.
6회가 끝난 뒤 교체된 고영표의 성적표는 무려 16안타 5실점(3자책) 2볼넷. 삼진 6개가 그나마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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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득점은 홈런으로 나왔다. 0-5로 뒤진 6회말 2사 후 등장한 안현민이 좌익수 뒤쪽으로 넘어가는 비거리 130m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전날 두산 김택연을 상대로 9회초 1사 1루에 터뜨린 동점 투런포에 이어 이틀 연속 아치다.
키움 선발 로젠버그가 볼넷 2개 후 교체되고, 다음 투수 박윤성도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가 됐지만 문상철이 범타로 물러났다.
KT 벤치는 포기하지 않았다. 7회초 원상현, 8회초 이채호를 투입하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7회말 공격은 강백호의 병살타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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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천성호의 보내기번트가 뜨면서 파울플라이로 아웃되며 찬물을 끼얹었다. 문상철도 3루 땅볼로 물러났다. 2사 1,3루에서 키움 마무리 주승우가 등판, 김민혁을 2루 땅볼로 잡아냈다.
9회말에도 선두타자 황재균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KT의 운은 거기까지였다. 1사 1루에서 로하스의 날카로운 타구가 1루 직선타로 잡혔고, 그대로 병살로 이어지면서 경기가 끝났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