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솔직히 감독이 경기를 못 풀었다" 그런데 이겼다, 한화가 강해진 진짜 이유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5-05-04 00:20


"솔직히 감독이 경기를 못 풀었다" 그런데 이겼다, 한화가 강해진 진짜 …
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한화가 연장 승부 끝 3대2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렸다. 데뷔 첫 승을 거둔 정우주가 축하를 받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02/

"솔직히 감독이 경기를 못 풀었다" 그런데 이겼다, 한화가 강해진 진짜 …
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한화가 연장 승부 끝 3대2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렸다. 선수들이 김경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02/

[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실 (정)우주 내면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하면 그건 감독의 욕심이죠."

4월초 이전과 이후 한화 이글스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어느 팀을 상대로도 만만치 않은 뒷심을 발휘하면서, 과거의 약점을 완전히 지워냈다.

지난 4월 9일 한화의 팀 순위는 10위였다. 개막 초반 페이스가 오르지 않으면서 하위권을 맴돌았고, 10위까지 처져있었다. 그런데 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하고 불펜이 안정을 찾으면서 연승 가도를 달렸다.

4월 9일을 기점으로 3연승 후 1패, 8연승 후 2패, 그리고 다시 5연승이다. 4월 9일 이후 성적만 놓고 봤을때, 한화는 19경기에서 16승3패로 압도적 승률 0.842를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중 단연 1등이다.

지난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지금 한화가 왜 강한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초반 실점으로 0-1 끌려가던 한화는 5회초 이진영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2-1 뒤집기에 성공했다. 5회말 다시 실점하며 2-2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숱한 위기를 넘기면서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불펜 투수들의 무실점 역투가 인상적이었다. 선발 엄상백 이후 김범수~박상원~한승혁~김서현까지 모두 쏟아낸 후 김종수와 조동욱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고, 마지막 역할을 막내 정우주가 맡았다. 10회말 2사 1,2루 실점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정우주는 대타 변우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강심장을 보여줬다.


"솔직히 감독이 경기를 못 풀었다" 그런데 이겼다, 한화가 강해진 진짜 …
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연장 11회초 한화 노시환이 솔로홈런을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02/
그리고 11회초 노시환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한화가 3-2 리드하는 상황. 11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우주는 2사 후 최원준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타자 박찬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경기를 끝냈다.

정우주의 구원승. 프로 데뷔 첫승을 바로 이날 KIA전에서 거뒀다. 바로 앞선 등판인 4월 27일 KT 위즈전에서 ⅓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던 신인이지만, 1점 승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또 한뼘 성장했다.


최근 한화의 경기를 보면 베테랑과 신인들의 신구조화가 펼쳐지고, 투타 밸런스가 조화를 이루면서 지고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뒷심이다.

한화 김경문 감독도 선수들의 힘을 인정했다. 김 감독은 "사실 어제(2일) 경기는 감독이 경기를 잘 못 풀었다. 1점 경기라고 생각하고, 빨리 번트를 대고 했어야 하는데 '이정도는 우리가 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힘으로 밀어붙였다. 그게 매끄럽게 잘 안풀렸다. 그럴 때는 상대에게 넘어가는 경기가 많다"고 자책하면서도 "그런데 연장전에 가서도 선수들이 잘하면서 이겨주니까 더 고마웠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솔직히 감독이 경기를 못 풀었다" 그런데 이겼다, 한화가 강해진 진짜 …
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 한화가 연장 승부 끝 3대2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렸다. 데뷔 첫 승을 거둔 정우주가 양상문 코치의 축라를 받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02/
특히 신인 정우주에게도 "사실 그 상황에서 우주를 내면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했으면 그건 감독의 욕심이다. 그런데 막아주니까 그냥 고마울 뿐"이라면서 "워낙 침착한 친구인데도 긴장하더라"며 웃었다.

숱한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본 베테랑 감독에게도 정우주의 특별한 재능은 돋보인다. 김경문 감독은 "이 친구의 장점은 크게 힘을 안주면서 던지는데도 150km가 넘는 공이 스핀이 걸려서 들어온다. 타자가 보기에는 그 스핀 때문에 분명히 직구라고 생각하고 쳤을 텐데도 (아니다). 그런 장점이 있다"고 칭찬했다.

현재 단독 2위인 한화의 팀 성적은 1위 LG를 1경기 차로 압박하고 있다. "우리도 좀 이겨야 한다. 많이 밑에 있었는데, 좀 더 이겨야 한다. 요즘 이기니까 한화 팬들도 많이 좋아하신다"고 웃은 김 감독은 "KIA도 무조건 올라갈 것이다. 다들 순위표에 둥그렇게 모여있다가, 끝에 갈 수록 힘이 안떨어지는 팀이 나중에 올라갈 것이다. 지금 1경기, 1경기도 중요하지만, 결국 나중에 주요 선수들이 다치지 않아야 한다. 또 연패가 찾아왔을때 분위기가 떨어지지 않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구가 말처럼 쉽지 않다"며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강조했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