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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악물고 베이스 터치, 홈런성 타구에 전력 질주…'허슬두' 주전 도약 분명한 이유 있었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5-05-20 01:35 | 최종수정 2025-05-20 11:15


이 악물고 베이스 터치, 홈런성 타구에 전력 질주…'허슬두' 주전 도약 …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의 경기, 두산이 13대4로 승리했다. 데뷔 첫 홈런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오명진이 박지훈에게 물세례를 받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27/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모두가 인정한 연습량. 1군에서 찾아온 기회에 전력을 다했다. 주전 도약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내야진에 많은 고민을 안고 시즌을 맞았다. 3루수 허경민이 FA 자격을 얻고 KT 위즈로 이적했다. 유격수 김재호는 은퇴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선발 라인업에 내야 두 명이 빠진 상황. '포스트 허경민', '포스트 김재호'를 찾아야 했지만, 이들의 공백을 한 번에 채우는 건 쉽지 않았다.

오명진(24·두산 베어스)은 올 시즌 두산의 고민을 상당 부분 덜어주게 했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전체 59순위)로 입단한 오명진은 2023년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부터 다시 한번 기량을 올리는데 중점을 뒀다.


이 악물고 베이스 터치, 홈런성 타구에 전력 질주…'허슬두' 주전 도약 …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한화전. 4회초 1사 1루 오명진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14/
입단 당시부터 타격 재능은 인정받았던 그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85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 4홈런 OPS(장타율+출루율) 0.891의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1군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한 그는 시범경기 9경기에서 타율 4할7리를 기록하며 주전 도약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개막전 2루수로 이름을 올렸던 그는 비록 시범경기 때 타격 모습이 나오지 않아 퓨처스리그에서 12일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지만, 돌아온 뒤 꾸준하게 안타를 때려내며 1군 엔트리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갔다.

오명진의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수비 소화가 가능하다는 점. 올 시즌 2루수로 시작해 3루수와 최근에는 유격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오명진은 "1군에서 어떤 포지션으로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2군에서 여러 포지션을 연습했다. 경기에 내보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어느 포지션이든 준비가 돼있어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 악물고 베이스 터치, 홈런성 타구에 전력 질주…'허슬두' 주전 도약 …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한화전. 8회초 1사 1루 오명진이 1타점 3루타를 친 후 고토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14/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은 오명진의 근성을 제대로 엿본 순간. 4회초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의 '몬스터월'을 직격하는 타구를 때려냈다. '몬스터월' 상단으로 향해서 홈런으로 보일 수 있는 타구. 오명진도 "맞는 순간에 넘어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많은 선수가 이런 경우 천천히 1루로 뛰기 마련이지만, 오명진은 전력질주를 해 2루에 안착했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다. 오명진은 대전신흥초-한밭중-세광고를 졸업했다. 고향인 대전에서 열린 경기. 당시 한화생명볼파크에는 오명진의 가족들이 경기를 지켜봤다. 4회 타석에 들어가기 전 동생을 발견했고, 큼지막한 장타를 날리게 됐다.

8회에는 3루타를 때려내며 가족 앞에서 확실하게 가치를 뽐내기도 했다.


이 악물고 베이스 터치, 홈런성 타구에 전력 질주…'허슬두' 주전 도약 …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한화전. 4회말 1사 1루 노시환의 유격수 땅볼 때 오명진이 기다리던 강승호 대신 직접 베이스를 터치해 문현빈을 포스아웃시키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14/
4회말에는 수비에서 근성 가득한 모습을 보여줬다. 1사 1루에서 노시환의 땅볼 타구가 날아왔다. 유격수와 2루수 사이로 향한 타구. 몸을 날려 공을 잡는 데 성공했다. 넘어진 상태였지만, 다시 한 번 2루로 자신의 몸을 던졌고, 직접 베이스를 태그하며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오명진은 "글러브 토스를 하려고 했는데 미끄러졌다. 던지면 악송구가 나올 수 있으니 아웃카운트 하나만 확실하게 잡자고 생각했다. 위해 2루를 찍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악물고 베이스 터치, 홈런성 타구에 전력 질주…'허슬두' 주전 도약 …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한화전. 8회초 2사 3루 강승호의 안타 때 득점한 오명진이 이승엽 감독과 조인성, 박석민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14/
짧은 시간 2루수 3루수 유격수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준 오명진은 어느덧 "소금같은 선수"라는 평가를 듣게 됐다.

오명진은 "시즌 시작하기 전에는 제 5의 내야수로 1군에 있자는 목표를 세웠는데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다. 운이 좋은 거 같다"라며 "초반에는 심적으로 쫓겼는데 감독님께서 많이 봐주시고 믿음을 주시니 반등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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