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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짧은 머리로 완전히 다른 활약. 잊혀진 유망주가 아닌, 확실한 대체 자원으로 강렬한 일주일을 보냈다.
실점을 막는 슈퍼캐치도 여러 차례 선보이고 있다. SSG는 핵심 타자 최정이 햄스트링 부상 이후 회복 과정을 거치면서 아직 수비는 소화하지 않고, 지명타자로만 출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핫코너'를 맡아줄 대체 3루수가 필요했고, 지금까지 여러 선수들이 그 자리를 번갈아가며 채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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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생, 벌써 입단 10년차를 맞이한 안상현은 그동안 꾸준히 내야 유망주로 꼽혀왔다. 지난해 이숭용 감독이 부임한 후, 비어있던 주전 2루 경쟁에서 가장 먼저 기회를 줬던 선수도 바로 안상현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은 이 감독이 안상현에게 첫번째 기회를 줬지만, 그때는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이후 정준재, 박지환 등 신인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하면서 다시 백업과 2군으로 밀려나기를 반복했다.
올 시즌도 주전으로 시작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5월들어 3루 스타팅 멤버로 기회가 주어지기 시작하면서,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주 SSG가 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4승2패를 거두는 과정에서 안상현이 기록한 6연전 10개의 안타는 타선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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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현은 이에 대해 "2군에서 타격 자세를 조금 수정했다. 타이밍을 잡을 때 자세를 조금 바꿨고, 배트도 짧게 쥐고 공을 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한 변화를 줬지만 성과가 나고 있다.
결과가 나오자 자신감도 생겼다. 안상현은 "지금까지 대주자, 대수비로 투입됐었는데, 그러다보니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졌었다. 요즘에는 계속 경기를 뛰니까 수비도 자연스럽게 적응이 된다. 또 타격이 잘되고 있어서 마음이 편한 것도 수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선발로 기용되며 신뢰가 쌓이고, 선수의 자신감은 더욱 상승하는 시너지가 만들어진 셈이다. 그동안은 늘 불안한 입지로 조급한 모습에 실수도 자주 나왔는데,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게' 뛰면서 결과도 만들어내고 있다. 참 어려우면서도, 또 단순한 이치이기도 하다.
뜨거운 일주일을 보낸 안상현의 다음 과제는 이제 지금의 기회를 더 오랫동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지속성이다. 일단 문은 열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