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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경기에 출장한 모든 선수들 수고 많았다. 최형우의 2,500안타 달성을 축하한다."
하지만 이 감독의 코멘트는 전례 없이 짧았다. 사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팀의 최고참 최형우가 중요한 홈런으로 KBO리그 역대 3번째 2500안타 기록을 세웠으니, 이를 축하해주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감독들은 경기에 이기면 그날 수훈 선수들에 대한 평가, 또 경기 상황에 대한 복기, 그리고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 등을 잊지 않고 전한다. 하지만 이날 이 감독은 단답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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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이 경기 소감을 전할 때는 검진 결과가 전해지기 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감독은 본능적으로 알았을 것이다. 가벼운 부상이 아니라는 걸.
지난해 믿기 힘든 활약으로 단숨에 KBO리그 슈퍼스타가 된 김도영. 하지만 올시즌 개막전에서 무리한 주루 플레이를 하다 왼쪽 햄스트링을 다치며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3월22일 한 경기를 다 뛰지도 못하고, 4월25일 돌아왔으니 1달이 넘는 시간을 허무하게 날려야 했다.
그렇게 1달의 기간 동안 그간 뛰지 못한 한을 풀었다. 도루는 최대한 자제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열정을 못 참고 2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올시즌 첫 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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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필요한 상황이기는 했다. 자신의 안타로 0-2에서 1-2로 추격했고, 2사라 자신이 2루에 가면 4번 최형우 앞에 동점 찬스를 만들 수 있었다. 아팠던 왼 다리 느낌은 괜찮아서였을까. 그 다리만 신경을 쓰니, 다른 쪽으로 부하가 걸렸을까. 도루는 성공했지만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치고 말았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상황. 이 감독은 잠 못드는 밤을 보낼 듯 하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