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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말도 안되는 기회가 왔는데..."
릴레이 부상이 끝이 없다. 현재는 나성범과 김선빈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해있다. 홈런을 뻥뻥 치던 위즈덤도 허리가 아파 개점 휴업 상태다. 예비 FA 최원준은 부상은 아니지만 극심한 부진으로 마음이 아프다. 2군에 있다. 알토란같은 활약을 해주던 박정우까지 지난 주말 햄스트링을 다쳤다.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다. 하지만 결정타가 터져나왔다. 김도영이 또 쓰러졌다. 27일 키움 히어로즈전 2루 도루를 하다 이번에는 오른쪽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겼다. 검진 결과 2도 손상. 최소 1달, 길게는 2달 이상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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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선배들이 오면 또 자리를 내줘야겠지' 생각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최형우가 그런 안일한 생각에 일침을 놨다. 최형우는 김도영의 부상 재발에 대해 "진짜 할 말이 없다. 너무 짜증난다"고 말하며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만큼 김도영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
하지만 최형우는 새롭게 라인업을 채운 후배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최형우는 "아픈 선수들, 본인들은 힘들 것이다. 그런데 여기 경기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선수들은 잊고 여기 있는 친구들이 해야 한다. 말도 안되는 기회가 온 거다. 모든 친구들한테 기회가 열려있다. 부상 당한 선수들을 보면 잠깐도 아니고 최소 1~2달 결장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기회를 얻었으면, 진짜 1~2달 미쳐서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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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는 이어 "주전들이 와도, 안 밀려나겠다는 마인드로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물론 실력도, 운도 다 필요하다. 너무 많은 선수가 아프다. 이제 '부상병들이 다 돌아오면 완전체가 된다' 이런 말 자체가 식상하다.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그냥 지금 함께 하는 동생들이 있다. 이 선수들과 파이팅해 시즌을 끌고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생각지 못한 찬스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야 주전이 되고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잘나가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 과정을 거쳤다. 데뷔 때부터 기회를 보장받은 선수는 역사에서 손에 꼽힐 정도다. 최형우도 방출의 아픔을 겪었었다. 심지어 미국 메이저리그에 간 슈퍼스타 이정후(샌프란시스코)도 데뷔 시즌 개막전 출전 가능성이 적었지만, 선배 임병욱의 부상에 깜짝 기회를 얻어 메이저리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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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도 선수들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 감독은 "부상 선수들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지금 여기에 있는 선수가 말 그대로 1군 선수"라며 투쟁심을 일깨워줬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