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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퀴즈 번트 실패 후 2타점 결승타. 퍼시픽리그 수위타자에게 번트를 지시한 라쿠텐 이글스 벤치를 머쓱하게 한 전화위복이다.
볼카운트 1B. 스퀴즈 사인이 나왔다. 라쿠텐 벤치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을 것이다. 2,3루 주자가 스타트를 끊었다. 상대 배터리가 무라바야시의 번트 자세를 보고 허를 찔렀다. 변화구를 원바운드로 던졌다. 그런데 무라바야시가 이 공을 어렵게 파울로 만들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찬스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파울이었다.
스퀴즈 번트 실패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무라바야시는 1B1S에서 몸쪽 직구를 받아쳐 좌선상을 타고 펜스까지 가는 총알타구를 날렸다.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6대3 승리를 만든 결승 2루타. 5위로 처져있는 라쿠텐은 무라바야시의 이 한방으로 2주 만에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무라바야시는 "번트가 돼서 다행이었다. 어떻게든 기회를 살리고 싶은 타석이었다"라고 했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7순위 지명. 특별히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내야 수비가 좋은 무라바야시는 서서히 자신의 존재감을 키웠다. 입단 9년차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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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0년차가 된 올해는 주로 3루수로 출전 중이다. 대졸 신인 무네야마 루이(22)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줬다. 신인 1지명으로 입단한 '슈퍼루키'에게 밀렸다. 무네야마는 메이지대학 시절에 공수 모두 뛰어난 최고 선수였다. 유격수 수비는 10년에 한명 나올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무라이 재팬'의 일원으로 평가전에도 출전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5개 구단이 그를 1순위로 지명했다. 라쿠텐이 추첨을 거쳐 데려왔다. 구단이 애지중지할 수밖에 없다.
어렵게 주전이 됐는데 암초가 등장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가 끝난 직후부터 수비 포지션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슈퍼루키'의 등장이 좌절이 아닌 자극제가 됐다.
무라바야시는 "경기 출전이 가장 중요하다. 팀을 위해서라면 포지션은 문제가 안 된다"라고 말한다. 미키 하지메 감독은 "오랜 시간 축적한 힘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미키 감독은 2군 사령탑으로 무라바야시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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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