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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 꼴찌팀 11연패를 만들 뻔 했다...점입가경 체크스윙 오심, '젠틀맨' 감독도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5-31 23:59 | 최종수정 2025-06-01 00:07


심판이 꼴찌팀 11연패를 만들 뻔 했다...점입가경 체크스윙 오심, '젠…
사진출처=중계화면 캡처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체크스윙 오심, 점입가경이다.

심판이 키움 히어로즈의 11연패를 만들 뻔 했다. 물론 심판도 사람이니 실수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승부처에서 너무 어이없는 오심이 나오면 심판을 떠나 리그 자체에 대한 권위와 신뢰도가 무너질 수 있기에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키움은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1대0으로 신승, 10연패에서 탈출했다. 전날 두산전 패배로 창단 최다인 10연패 기록 불명예를 쓰고 말았다. 그래도 집중력 있는 경기로 똘똘 뭉쳐 긴 연패에서 탈출에 성공하며 반전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얻은 승리였다. 엄청난 위기가 있었다. 홍원기 감독이 퇴장을 불사했다. 평소 거친 항의는 거의 안하는 '젠틀맨'이다. 그 홍 감독이 얼굴이 시뻘개져 뛰쳐나와 심판에게 액션까지 취하며 격렬하게 항의를 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심판이 꼴찌팀 11연패를 만들 뻔 했다...점입가경 체크스윙 오심, '젠…
사진출처=중계화면 캡처
또 체크스윙 오심이었다. 올시즌 유독 체크스윙 오심과 그에 대한 항의가 많다. 승부처 카운트 하나에 타자가 삼진이냐, 볼넷이냐 갈리고 그게 경기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체크스윙 판정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심판도 찰나의 순간 나왔다 들어가는 방망이에 컴퓨터같이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는 힘들다. 그래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선에서 오심이 나와야 보는 사람도 '이건 못 볼 수 있겠네' 하지, 이날 홍 감독의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붉게 달아오른 이유가 분명 있었다.

키움이 1-0으로 살얼음 리드를 하던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 임종성이 섰다. 마운드에는 투혼을 발휘하며 호투한 로젠버그. 3B1S 상황서 우타자 바깥쪽 높은 쪽 직구가 들어갔다. 임종성의 방망이가 나왔다. 하지만 맞히지 못하자 급하게 방망이를 몸쪽으로 접었다.


심판이 꼴찌팀 11연패를 만들 뻔 했다...점입가경 체크스윙 오심, '젠…
사진출처=중계화면 캡처
1루쪽 더그아웃에 있던 홍 감독. 그 스윙을 가장 잘 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방망이 끝이 돌다 못해, 누가 봐도 홈플레이트를 지난 완전한 스윙이었다. 중립을 지켜야 하는 해설위원들은 중계를 하며 애매한 장면을 볼 때, 결과가 어떤 쪽인지 알더라도 "어렵네요" 정도로 애매하게 상황 표현을 하는 게 통상적이다. 어느 한 쪽으로 단정지어 말하지 않는다. 공정한 중계를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해설한 MBC스포츠+ 박재홍 해설위원은 느린 화면을 보며 "완전히 돌았네요"라고 단정을 지어버렸다. 그만큼 어처구니 없는 판정이었다는 의미다. 방망이 끝이 느린 화면으로 봐야 살짝 돌아갔다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었다면, 홍 감독이 그렇게 쏜살같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1루심은 노스윙을 선언했다. 볼넷.


심판이 꼴찌팀 11연패를 만들 뻔 했다...점입가경 체크스윙 오심, '젠…
사진출처=중계화면 캡처

물론 그게 스윙 판정이 나오고, 풀카운트가 됐다고 해서 로젠버그가 무조건 임종성을 아웃으로 처리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웃시킬 기회는 생긴다. 그렇게 오심으로 3B2S가 돼야할 상황이 볼넷이 돼 1점 차 승부에서 주자가 나가버리면 경기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있다.

결국 그 볼넷으로 인해 동점 주자가 나갔고,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짓던 로젠버그도 교체됐다. 키움은 연패를 끊어야 하니 마무리 주승우를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둬야했다. 주승우는 긴장한 탓인지 2사 후 정수빈과 케이브에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강타자 양의지가 친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였으나 키움의 수비 시프트와 2루수 김태진의 백핸드 호수비 덕에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기에 망정이지, 만약 양의지의 타구가 빠져나가 역전이 됐다면 키움은 11연패에 빠질 수 있었다.


심판이 꼴찌팀 11연패를 만들 뻔 했다...점입가경 체크스윙 오심, '젠…
사진출처=중계화면 캡처
주승우를 8회에 썼기에 불펜이 허약한 키움은 9회도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경험 많은 원종현이 막아냈기에 다행이었지만, 판정 하나가 경기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 좋은 예였다. 8회를 쉽게 넘어갔다면, 9회 마무리 주승우를 쓸 수 있었던 키움이다. 만약 이런 과정 속에 두산이 이겼다면 이기고도 찝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근 이어지는 체크스윙 판정 논란에 현장 감독들은 "당장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자"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올해부터 퓨처스리그에서는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장면들이 반복될수록 비디오 판독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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