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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점 막은 슈퍼캐치했는데... "레예스에게 미안하다" 사과부터 한 주장의 진심[잠실 인터뷰]

권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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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02 11:40


삼성 구자욱이 1일 LG전서 2회말 2사 2,3루서 박해민의 타구를 가까스로 잡아내고 있다. SPOTV 중계화면 캡쳐

2점 막은 슈퍼캐치했는데... "레예스에게 미안하다" 사과부터 한 주장의…
삼성 구자욱이 1일 LG전서 9회초 1타점 2루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SPOTV 중계화면 캡쳐

2점 막은 슈퍼캐치했는데... "레예스에게 미안하다" 사과부터 한 주장의…
삼성 구자욱이 1일 LG전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틀 연속 무안타. 9타석 동안 안타가 없었다. 그러자 6번 타자로 내려왔다.

삼성 라이온즈의 중심 구자욱이 부진 속에 6번으로 내려온 것은 의아한 일. 4월까지 타율이 2할5푼9리에 불과했던 구자욱은 5월엔 2할3푼6리로 더 좋지 않았다. 지난해 3할4푼3리에 33홈런 115타점을 올린 구자욱과는 전혀 다른 모습.

타격이 안되자 수비로 팀을 구했다. 1-1 동점이던 2회말 2사 2,3루서 박해민의 좌월 2루타성 타구를 뒤로 달려가 팔을 뻗어 가까스로 잡아냈다. 잡지 못했다면 2점을 내주고 2사 2루의 위기가 계속 됐을 상황이었지만 키가 큰 구자욱의 긴 팔이 타구을 낚아챘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멋진 수비가 좋은 타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1회초 2사 1,2루서 1루수앞 땅볼로 물러났고, 3회초 1사 1,3루에선 삼진을 당했다. 6회초와 8회초에도 삼진에 그쳤다.

이전 2경기까지 13타수 무안타. 5-4로 앞선 9회초 무사 1,2루서 마지막 타석에 선 구자욱은 LG 신인 김영우의 153㎞의 낮은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으로 날렸다. 그리고 전력질주로 2루까지 달려 1타점 2루타를 만들었다. 14타수만에 친 귀중한 안타에 구자욱은 포효했다.

구자욱이 날린 쐐기타 덕분에 삼성은 6대4의 2점차 승리를 거두고 2015년 이후 10년만에 7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LG와의 3연전 스윕도 2015년 이후 처음이었다.

경기후 더그아웃에서 만난 구자욱은 취재진과의 인터뷰가 아직은 쑥스런 표정이었다.

2회초의 호수비에 대해 묻자 먼저 "그 수비를 한 다음에 내 타구 판단 미스로 안타를 내줘서 레예스에게 너무 미안했다"라고 했다.


3회말 무사 1루서 오스틴의 빗맞힌 짧은 플라이 타구에 빨리 뛰어나오지 못해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준 것에 대한 미안함의 표현이었다.

그래도 2점을 막아낸 수비에 대해 다시한번 묻자 구자욱은 "이종운 코치님과 연습했던 것이 시합에서 결과로 나와서 너무 기뻤다. 공을 안보고 타구의 궤적만 생각해서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습한게 나와서 좋았다"며 그제서야 미소를 지었다.

6번 타자로 나선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생각을 했다. 구자욱은 "내가 득점권에서 흐름을 끊어서 타순이 내려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배려를 해주셔서 편하게 타석에 섰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래도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를 쳐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구자욱은 "타구가 외야로 나간게 30구만에 간 것 같다"고 농담을 한 뒤 "4타수 무안타나 5타수 무안타나 똑같다고 생각했다. 자신있게 스윙을 못돌려서 삼진도 시원하게 먹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결과가 좋았다"라고 했다.

이 안타가 타격감을 찾는데 도움이 될까. 구자욱은 아직 의심했다. "야구라는게…. 올시즌은 유독 타격감이 이틀이 안가더라"면서 "내일 쉬는 날이라 연습을 해야겠다"라며 안타의 감각을 잃지 않으려 했다.

구자욱이 타격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지만 삼성은 10년만에 7연승을 달리며 4위까지 올라섰다. 구자욱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내 몫까지 선수들이 다 잘해주고 있어서 선수들이 힘들때 내 몫을 할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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