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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또 한번 트레이드 버튼을 눌렀다. 최근 떠오르는 트레이드 맛집인 롯데가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쓸 준비를 한다.
박세진에게 붙는 수식어는 비운의 1차지명이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6년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했으나 1군에서 거의 빛을 보지 못했다. 올해까지 10년 통산 1군 42경기에 등판해 1승10패, 1홀드, 80이닝, 평균자책점 7.99에 그쳤다.
이강철 KT 감독은 5년 전만 해도 박세진을 기대주로 꼽았다. 왼손이라고 해도 직구 구속이 시속 140㎞ 초반대로 빠르지 않았는데, 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결정구를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박세진은 1차지명다운 잠재력을 지녔다는 말은 충분히 들었지만, 1군 마운드 위에서는 거의 자신을 증명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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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는 두산 베어스와 꽤 큰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롯데는 2023년 1라운드 유망주 외야수 김민석을 비롯해 외야수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두산에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 투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데려왔다. 2022년 신인왕 출신인 정철원이 올해 롯데 필승조로 자리 잡은 것은 그리 놀라울 일은 아니었는데,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한 전민재의 성장은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전민재는 두산에서 마지막 시즌인 지난해 100경기를 뛴 선수였지만, 프로에 입단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통틀어 1군 77경기 출전이 전부인 선수였다. 지난해 준주전급으로 빠르게 경험치를 쌓은 덕분인지 올해 타율 0.377(146타수 55안타)로 팀 내 타격 1위에 오르며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박세진은 전민재와 같은 트레이드 성공 신화가 될 수 있을까. 멀리 가지 않고 친형 박세웅의 사례만 참고해도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박세웅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4년 KT 1차지명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15년 5월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포수가 필요했던 KT는 장성우를 받으면서 과감히 박세웅을 포기했는데, 박세웅은 현재 롯데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해 있다. 올해는 12경기에서 8승3패, 72⅔이닝,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하고 있다. 박세진은 10년 전 자신과 똑같은 길을 걸은 친형의 도움을 받아 뒤늦게나마 야구 인생에 꽃을 피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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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