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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돌아온 혜성'은 반짝 빛을 뿜었다. 멀티히트에 도루까지 곁들이며 '강한 9번' 역할을 200% 해냈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팀 타선이 전날(7일)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 1차전에서 무려 10개의 안타를 치고도 단 1점도 내지 못한 채 0대5로 영봉패를 당하자 타순을 재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김혜성에게 출전 기회가 생겼다.
김혜성은 로버츠 감독이 준 기회를 헛되이 낭비하지 않았다.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을 또 유감없이 발휘하며 '강한 9번' 역할을 제대로 했다. 4타수 2안타, 멀티히트에 도루 1개까지 곁들이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덕분에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4할1푼1리로 여전히 4할대를 유지했다. 중견수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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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인트루이스 선발 로테이션의 일원으로 12경기에 선발로 나온 페디는 3승5패,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 중이었다. 이날 다저스전에서는 5⅓이닝 4피안타 4볼넷 2삼진으로 무실점 호투했다.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다.
김혜성은 이날 페디와 두 차례 승부했다. 3회 1사 후 첫 타석에서는 1B1S에서 3구째 몸쪽으로 온 싱커(94.6마일)를 받아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선두타자로 나온 5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는 페디 공략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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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저스 타선은 김혜성이 제공한 황금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오타니는 중견수 뜬공, 무키 베츠는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베츠의 땅볼 타구 때 김혜성이 3루까지 진루했지만, 3번 타자 프레디 프리먼이 2구 만에 1루수 땅볼을 기록하며 득점 기회를 날렸다.
이런 식으로 투수전 양상이 이어졌다. 7회까지 양팀 모두 점수를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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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로버츠 감독의 스타일이라면 좌타자 김혜성을 빼고 대타를 낼 법도 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물 오른 타격감을 믿었다.
옳은 판단이었다. 김혜성은 2B2S에서 5구째 싱커(95.6마일)를 받아쳐 마츠의 키를 넘기는 원바운드 타구로 만들었다. 세인트루이스 2루수 브렌단 도노반이 어렵게 잡았지만, 내야안타가 됐다. 이렇게 김혜성은 올 시즌 8번째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김혜성이 또 선두타자 안타로 기회를 제공했지만, 다저스 타선은 이것도 떠먹지 못했다. 오타니의 유격수 뜬공 이후 베츠의 내야 안타로 1사 1, 2루 찬스가 마련됐는데, 프리먼이 2루수 앞으로 땅볼을 치는 바람에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잔루를 많이 남기는 경기에서 이길 방법은 거의 없다. 세인트루이스는 8회말 2사 1, 2루에서 알렉 버럴슨의 투수 앞 내야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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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인트루이스가 끝내기 승리를 쟁취했다. 선두타자 놀란 고먼이 원바운드로 우측 펜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렸다. 대주자 호세 바레로가 나왔고, 후속 타자 페드로 파헤스가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그런데 다저스 투수 벤 캐스패리우스가 송구 실책을 범하며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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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