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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제가 그런 선수였나 싶어서 부끄러운 마음이 컸습니다."
지난해 1군에서 60경기를 뛰며 타율 2할4푼8리를 기록한 조용호는 시즌 종료 후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고, 그대로 유니폼을 벗었다.
KT는 이날 경기전 팬 100명을 대상으로 조용호의 은퇴 기념 사인회를 개최했고, 또 선수 시절 활약상이 담긴 히스토리 영상을 상영했다. 은퇴 기념사를 직접 준비한 조용호는 아들 조하온군이 시구를 하는 영광의 시간을 가졌다. 통산 성적이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구단의 첫 우승을 함께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선수인만큼 은퇴식을 열어 제 2의 인생도 성대하게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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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조용호는 인생 최대의 시련을 겪었다. 작년 여름 뱃속에 있던 둘째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심장 수술을 해야한다는 진단을 받은데다 팀에서 방출 통보까지 받으면서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지금은 아이도 수술을 받고 괜찮아졌는데, 그때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공황장애도 겪었고, 살면서 가장 기억하고싶지 않은 해였다"고 돌이켰다.
현재 인천의 한 레슨장에서 코치로 유소년들을 지도하고 있는 조용호는 가족들과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 정신적으로도 안정감을 찾았다고 했다. 조용호는 "선수로 다시 돌아가고싶다는 생각이 없다면 거짓말인것 같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까 '지금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도 든다"고 웃었다.
'근성', '악바리'라는 평가를 받았던 조용호는, 늘 살아남기 위해 애썼다고 자신의 프로 인생을 돌아봤다.
조용호는 "저는 SK 시절부터 방출이 안되려고 몸부림을 쳤다. 독립구단에 갔다가, 그만 뒀다가, 테스트 보고 들어와서 항상 '잘리면 어떡하지? 뭐라도 보여줘야 하는데'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게 몸에 베어있던 선수인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