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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츠조선 이종서 기자] "야구 선수로서 부끄럽지 않은 기록이죠."
마침 야구장에는 가족들이 찾았다. 전준우는 "홈 6연전이라서 (2000안타) 카운트다운을 할 때부터 있었다. 가족이 있어서 이런 기록도 세운 거 같다. 신경도 많이 써주고 케어도 많이 해줘서 지금의 야구선수 전준우가 있지 않나 싶다"고 고마워했다.
전준우는 경주고-건국대를 졸업한 뒤 2008년 2차 2라운드(전체 15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대졸 선수로 출발해 다소 늦었지만, 2010년부터 매년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내는 꾸준함을 보여줬다. 경찰야구단 복귀해인 2016년에는 9월에 팀 합류가 이뤄져 25안타에 그쳐 세 자릿수 안타 행진이 끊겼지만, 이를 제외하면 13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 행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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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는 "첫 날 1군에 올라오자마자 대타로 안타를 쳤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때도 관중이 많았는데 다리의 느낌이 안 났다. 치고 나서 뛰는데도 뛰고 있는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가 있어서 2000개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떠올렸다.
지금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지만, 입단 당시 포지션은 3루수였다. 당시 주전 3루수는 이대호. 신인으로서는 큰 벽과 같은 존재였다.
전준우는 좌절보다는 패기를 앞세웠던 17년 전을 떠올렸다. 그는 "그 때는 당연히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입단을 했고, 롯데에서 경기에서 뛴다고 생각을 했다. 나만 잘하면 알아서 내 자리는 난다는 자신감 아닌 자신감이 있었다"라며 "이기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지금도 그런 생각으로 항상 야구를 하고 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나만 잘하면 내 자리는 난다고 생각했다"라며 "(이대호 형이 있어서) 막막하지는 않았다. 남들이 보면 웃긴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만, 어떻게든 경기에 뛰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대호 형이 너무 잘해서 일본에 가고, 자연스럽게 내 자리가 났다. 또 로이스터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내야수인데 외야수로 경기에 바로 뛸 수 있게 포지션을 줘서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경찰 야구단은 전환점이었다. 실력은 일취월장했고, 남다른 리더십 또한 보여줬던 시간이다. 경찰 야구단 시절 사령탑이었던 유승안 감독이 전준우에게 '빅보스'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 전준우는 "경찰청 다녀와서 야구 인생이 더 잘됐다고 생각한다. 2년이 헛되다고 생각 안 하는게 (야구 인생이) 군대 전후로 나뉜다. 입단 후 초반에는 잘했지만, 2012년 이후로 주춤했다. 2015년과 2016년 군대를 갔다 오면서 완전 타격 실력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라며 "군대를 가는 게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었고,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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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최근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팀 상황에 대해 "부상자가 많이 나오는 건 안타깝지만, 또 반대로 생각하면 경기를 뛰는 선수들에게는 기회다. 다친 선수들은 빨리 나아서 왔으면 좋겠고, 있는 선수들은 똘똘 뭉쳐서 잘했으면 좋겠다"라며 "올해 초반 팀 페이스가 좋았다. 벌어놓은 걸 이제 까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9일까지 전준우는 2005개의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194개의 안타를 더하면 이대호가 가지고 있는 역대 롯데 원클럽맨 최다 안타(2199안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전준우는 "달성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최고의 욕심은 경기에 많이 나가는 거다. 건강하게 경기를 나가면 안타도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또 경기에 많이 나간다는 건 성적이 좋다는 것이니 기록도 올 거 같다"고 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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