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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혼 공이 빨라 김혜성 바꿨다" 로버츠의 설명, 과연 맞을까? "날 코치로 앉혀줘요, KIM 쓰게" 중계진도 푸념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5-06-10 19:06


"모레혼 공이 빨라 김혜성 바꿨다" 로버츠의 설명, 과연 맞을까? "날 …
LA 다저스 김혜성이 10일(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5회초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치고 나가 동료들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플래툰 집착에 짓눌리면서도 타율 4할을 때리고 있는 LA 다저스 김혜성이 결정적인 적시타를 날리며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김혜성은 10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 9번 중견수로 선발출전,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8대7로 승리했다.

샌디에이고가 우완 닉 피베타를 선발로 내세워 선발출전 기회를 잡은 김혜성은 5-6으로 뒤진 5회 좌투수를 상대로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그런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8회 김혜성 타석에서 상대 투수가 좌완으로 바뀌자 또 우타자를 대타로 교체했다.

3경기 연속 안타, 2경기 연속 타점을 올린 김혜성은 타율 0.410(61타수 25안타), 2홈런, 10타점, 13득점, 3볼넷, 14삼진, 6도루, OPS 1.028을 마크했다. 특히 지난 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이후 3경기 연속 선발출전해 합계 9타수 4안타 3타점을 쏟아부으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김혜성은 2-2로 맞선 2회초 1사후 첫 타석에서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피베타의 93.3마일 몸쪽 높은 직구를 힘차게 받아쳤으나, 발사각 65도로 높이 떠 유격수 잰더 보가츠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잡아냈다.

5-3으로 앞선 3회 2사 2,3루 득점 찬스에서는 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피베타의 4구째 78.7마일 한복판으로 떨어지는 커브에 방망이를 크게 헛돌리고 말았다.


"모레혼 공이 빨라 김혜성 바꿨다" 로버츠의 설명, 과연 맞을까? "날 …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김혜성에게 좌투수 매치를 좀처럼 부여하지 않고 있다. AFP연합뉴스

"모레혼 공이 빨라 김혜성 바꿨다" 로버츠의 설명, 과연 맞을까? "날 …
김혜셩이 5회초 우익선상 2루타를 치고 양팔을 흔드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그러나 김혜성은 다시 맞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다저스는 5-6으로 뒤진 5회초 선두 맥스 먼시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2사후 상대 좌완 마쓰이 유키의 폭투를 틈타 2루로 진루해 득점권 찬스를 마련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원스트라이크에서 마쓰이의 2구째 몸쪽을 파고든 88.9마일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98.1마일의 스피드로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터뜨리며 먼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6-6 동점 적시타. 전날 세인트루이크전에서 2회초 우익선상 3루타로 2타점을 올린 김혜성은 이틀 연속 같은 코스로 장타를 날린 것이다.


현지 중계진은 "김혜성이 생각보다 강한 타구를 날렸을 뿐만 아니라 빈 공간으로는 안타를 쳤습니다. 특히 좌타자가 좌투수의 변화구를 공략한 것입니다. 올해 좌투수를 상대로 3타수 3안타인데 홈런 1개, 2루타 1개를 쳤네요"라며 김혜성의 좌투수 공략을 극찬했다.

특히 "내가 코치가 돼 볼게요. 상대가 어떤 유형의 투수를 내든 상관없어요. 날 코치에 앉여주세요"라며 다저스 벤치를 향해 김혜성을 좌투수든 우투수든 기용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6-6 균형이 이어지던 8회초 1사후 김혜성 타석에서 샌디에이고가 우완 제레미아 에스트라다를 내리고 좌완 애드리언 모레혼을 올리자 로버츠 감독은 타석에 들어가 있던 김혜성을 벤치로 부른 뒤 우타자 키케 에르난데스를 내보냈다. 키케는 모레혼의 싱커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는 전날에도 같은 상황에서 대타로 들어가 땅볼을 쳤다. 이날 현재 키케의 타율은 0.223이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현지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8회 김혜성을 교체한데 대해 "김혜성은 좌우 투수에 모두 잘 하고 있다. (5회)마쓰이의 경우 구속이 상대적으로 느린 반면 회전과 제구가 좋다. 그러나 (8회)모레혼의 구속은 좀더 빠르다. 에르난데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즉 김혜성이 빠른 볼 투수에게 약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바꿨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김혜성은 올시즌 직구 계열에 대한 타율이 0.414(29타수 12안타), 브레이킹볼에 대해서는 0.316(19타수 6안타), 오프스피드 구종에 대해서는 0.538(13타수 7안타)를 각각 기록 중이다.

또한 95마일 이상의 빠른 공에 대한 타율 0.273(11타수 3안타), 97마일 이상에 대해서는 0.500(2타수 1안타)을 기록했다. 즉 김혜성이 강속구에 약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소리다.

이날 마쓰이가 던진 직구 3개의 구속은 최고 93.2마일, 평균 92.7마일이었고, 모레혼의 주무기인 싱커의 구속은 최고 97.8마일, 평균 95.7마일이었다.


"모레혼 공이 빨라 김혜성 바꿨다" 로버츠의 설명, 과연 맞을까? "날 …
키케 에르난데스가 연장 10회초 득점을 올린 앤디 파헤스와 손을 맞잡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경기는 초반부터 난타전으로 전개됐다. 다저스는 1회초 선두 오타니 쇼헤이의 우중간 2루타, 1사후 프레디 프리먼의 우측 라인드라이브 2루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계속된 1사 1,3루서 윌 스미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이어진 1회말 무사 1,2루서 매니 마차도의 우익선상 2루타, 잭슨 메릴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만회해 금세 동점을 만들었다. 샌디에이고는 이어 2회말 2사 1,3루서 1루주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2루 도루 때 포수 스미스의 2루 악송구를 틈타 3루주자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홈을 밟아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3회초 무사 2,3루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희생플라이, 스미스의 좌월 투런포를 앞세워 5-3으로 재역전했다.

그러자 샌디에이고 타선은 더욱 폭발했다. 이어진 3회말 2사 만루서 타일러 웨이드가 우중간으로 날린 플라이를 우익수 테오스카가 슬라이딩해 잡으려 했으나, 그대로 꿰뚫고 펜스까지 굴러가는 3루타가 돼 주자 3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와 6-5로 전세를 다시 뒤집었다.


"모레혼 공이 빨라 김혜성 바꿨다" 로버츠의 설명, 과연 맞을까? "날 …
다저스 마무리 태너 스캇이 연장 10회 승리를 확정지은 뒤 포수 윌 스미스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다저스는 8회 김혜성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다저스는 10회초 무사 2루서 앤디 파헤스의 좌월 2루타와 에드먼의 우전안타로 2점을 보태 8-6으로 앞서 나간 뒤 10회말은 1실점으로 틀어막고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시즌 40승(27패) 고지에 오른 다저스는 NL 서부지구 선두를 굳게 지켰다. 다저스를 1게임차로 쫓던 샌디에이고(37승28패)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38승28패)에 반 게임차 뒤진 3위로 내려앉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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