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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안타 레전드에게 'BK'는 악몽 그 자체였다 "건드리지도 못했다. 잘 때 꿈에서도 나왔다" [강화 현장]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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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1 11:27 | 최종수정 2025-06-11 12:58


3000안타 레전드에게 'BK'는 악몽 그 자체였다 "건드리지도 못했다.…
사진=김용 기자

[강화=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병현 킴."

SSG 랜더스는 11일 경기도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뜻깊은 행사를 개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전설 아드리안 벨트레와 콜 해멀스를 초청해 'MLB 레전드 멘토링 데이'를 개최했다.

레전드라는 닉네임이 절대 어색하지 않은 두 사람. LA 다저스 시절부터 '박찬호 도우미'로 유명세를 탔던 벨트레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는 자체로 설명이 다 되는 특급 선수다. 메이저리그 역대 31번째로 개인 통산 3000안타를 때렸고 4차례 올스타, 4차례 실버슬러거, 5차례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해멀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정통파 에이스로 2008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며 MVP를 수상했다.

11일 첫 날에는 벨트레가 선수단에 강연과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지는 경기와 훈련 일정에 이어 이른 아침인 오전 8시30분부터 시작됐지만, 선수들의 눈은 초롱초롱했다.


3000안타 레전드에게 'BK'는 악몽 그 자체였다 "건드리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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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레에 궁금증이 많은 선수들, 질문이 쏟아졌다. 그 중 날카로운 질문 하나. "현역 시절 어떤 선수, 어떤 유형의 투수가 가장 어려웠나"였다.

벨트레는 질문을 듣자마자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3000안타 타자인 나에게 이런 질문을?' 이런 의미였을까. 아니었다. 벨트레는 생각만 해도 기가 차다는 듯 입을 떡 벌리며 박수를 치고 "병현 킴"을 외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김병현을 얘기한 것이었다. 한 때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은 전설의 핵잠수함. 그 전성기 시절을 고스란히 상대로 경험했던 벨트레였다. 벨트레는 "내가 한국에 와 이런 얘기를 하는게 아니다. 김병현은 정말 어려운 상대였다. 내 기억에 29타석 연속 아웃을 당했던 기억이 있다. 언더핸드로 95마일 강속구를 던지는데 나는 건드리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벨트레는 이어 "김병현이 나이가 들어 2007년이었나, 구속이 조금 떨어졌을 때 처음 안타를 쳤다. 그 때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했었다. 김병현과 맞붙은 날은 꿈에서 김병현이 나왔다. 언더로 던지는데 95마일이고, 스트라이크 존에서 공이 Œ구친다. 노려도 못 친다. 언더로 그렇게 강한 공을 뿌리는 투수는 본 적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실제로 벨트레는 빅리그에거 김병현을 상대 17타석 16타수 1안타를 기록한 걸로 확인이 됐다. 어찌됐든 '전설' 벨트레에게 김병현은 '악몽'과 같은 투수였음은 틀림없다.


강화=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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