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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2할7푼 타율이 무너졌다. 무엇이 문제인가'
1-2로 뒤지던 4회 2사 1, 2루 때 세 번째 타석에 나온 이정후는 볼카운트 2B1S에서 다저스 선발 더스틴 메이의 4구째 싱커(94.5마일)를 잡아당졌다. 1루 베이스 옆을 총알같이 관통한 타구는 우측 외야의 광활한 파울지역까지 흘렀고, 그 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3-2로 역전했다. 이정후는 여유있게 3루까지 나갔다. 이는 지난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4일 만에 나온 이정후의 시즌 5호 3루타였다.
하지만 이정후의 역전타에도 불구하고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결국 4대5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원정 3연전을 1승2패 루징시리즈로 마감한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LA다저스에 2경기 차이로 뒤지게 됐다. 3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는 1경기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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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3연전 이전에 치른 13일 콜로라도전까지 소환하며 '12타수 무안타'였다. 그러다 간신히 12타수 만에 3루타를 날리며 최소한의 체면치레는 한 셈이다.
그러나 결국 이정후는 이번 다저스 원정 3연전을 통해 '타율 2할7푼' 고지를 지키지 못했다. 16일 다저스전 5타수 1안타로 이정후의 타율은 0.265(268타수 71안타)로 떨어지고 말았다. OPS 또한 0.760으로 하락했다. 시즌 개막 후 가장 안 좋은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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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상 후 시즌을 조기마감했던 이정후는 재활에 성공해 샌프란시스코 개막엔트리에 포함됐다. 초반 적응 기간을 마친 이정후는 4월 6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서 4타수 3안타(2루타 2개)를 기록하며 3할대 시즌 타율에 오른 뒤 5월 8일 시카고 컵스전(5타수 무안타)까지 타율 3할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 시카고 컵스전부터 5월 11일 미네소타전까지 3경기 연속 무안타(12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3할대 타율을 지키지 못했다. 이후 2할9푼에서 2할7푼대를 오가던 타율은 다시 한 달만에 2할6푼대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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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3월(4경기 14타수 4안타) 타율 0.286을 찍은 뒤 4월(26경기, 102타수 33안타) 타율 0.324로 선전했다. 그러나 5월 들어 꾸준히 타율이 떨어졌다. 5월 월간 타율은 0.231(27경기, 108타수 25안타)에 불과했다.
6월은 더 심각하다. 16일 다저스전까지 총 13경기에서 44타수 동안 9안타 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현재까지 6월 월간 타율은 0.205(44타수 9안타)에 그치고 있다.
이렇듯 일관되게 우하향의 수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정후의 타격슬럼프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최근 7경기로 좁혀보면 타율은 1할대(0.154, 26타수 4안타)로 극히 부진하다.
이러한 타격 슬럼프의 1차적인 원인은 허리 통증에 따른 후유증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정후는 지난 8, 9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연속으로 결장했다. 8일 경기 때는 대타로 8회에 나왔지만 9일에는 완전히 쉬었다. 허리 통증 때문이었다. 이정후의 허리 통증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이미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에도 발생했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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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개막 초반에 비해 허리 쪽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타석에서 방해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개막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핵심 타자로 맹활약하던 이정후를 상대 팀도 철저히 대비하고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이정후에 대한 분석과 견제가 더욱 날카로워지고, 투수들도 콜드존 공략에 집중하면서 타격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벤치 역시 이정후의 타격 슬럼프를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2할6푼대마저 무너지면 '평균 이하'의 범주에 들어가버린다.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 코칭스태프의 전면적인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과연 이정후가 타격 슬럼프를 끊어내고 다시 팀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