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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류현진 없이도 한화 이글스는 무너지지 않는다. 1년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한화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유일한 선발투수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28경기에서 10승8패, 158⅓이닝, 135탈삼진,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전성기와 비교하면 각종 기록과 구속 등은 떨어졌지만, 정교한 변화구 제구를 바탕으로 마운드에서 여전한 위력을 보여줬다.
류현진을 제외한 선발투수들은 안정적이지 못했다. 리카르도 산체스-펠릭스 페냐 원투펀치가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도중 짐을 쌌고, 미국 메이저리그 22승 투수 출신으로 새 에이스로 기대했던 제이미 바리아는 평균자책점 5.24에 그쳐 실망을 안겼다. 임시 대체 외국인으로 합류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라이언 와이스가 유일한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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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발진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몰라보게 탄탄해졌다. 류현진이 지난 6일 왼쪽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했는데도 크게 티가 나지 않는다. 지난해 한화였다면 마운드 붕괴로 이어졌을 텐데, 황준서(4경기·평균자책점 3.79)와 조동욱(1경기·평균자책점 1.80) 등 대체 선발투수들이 자기 몫을 착실히 해내면서 선두 싸움에서 밀리지 않도록 큰 힘이 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78억원에 FA 영입한 엄상백과 국가대표 에이스 문동주는 기대보다 부진한 게 사실이다. 엄상백은 11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5.59에 그쳤고, 문동주는 11경기에서 5승2패, 55이닝,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그래도 두 선수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이닝을 끌어주는 것만으로도 불펜 운용에 힘이 된다. 엄상백은 2군에서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6월 2경기에서 1패만 떠안긴 했으나 11이닝,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며 부담감을 조금은 던 모습을 보여줬다.
덕분에 한화는 올해 선발 평균자책점 3.40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4.95로 7위에 머물렀던 걸 고려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한화는 한층 탄탄해진 선발 마운드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약하다는 평가 속에서도 꿋꿋하게 정상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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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