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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던져도 팬들 있구나" 이런 19살 신인이 다 있나, KIA에 물건이 나타났다

김민경 기자

기사입력 2025-06-17 22:22 | 최종수정 2025-06-18 11:44


"못 던져도 팬들 있구나" 이런 19살 신인이 다 있나, KIA에 물건이…
KIA 타이거즈 이호민.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공 던졌는데 엄청 크게 소리를 질러 주셔서 못 던져도 팬분들이 있구나, 잘 던지자 생각하면서 더 집중해서 던졌다."

19살 신인이 맞나 싶다. 프로 데뷔 첫 경기에서 상대 중심 타선을 상대로 1이닝 무실점 무결점 투구를 펼치며 구단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KIA 타이거즈 신인 우완 이호민이 주인공이다.

이호민은 17일 광주 KT 위즈점 10-3으로 앞선 9회초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다. 8-3으로 앞선 8회말 최형우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7점차로 벌어지자 이범호 KIA 감독은 과감히 신인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호민은 전주고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KIA에 입단한 기대주로 지난 15일 처음 1군에 등록됐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호민이를 아직 안 썼다. 체크해야 한다. 많이 이기고 있거나 넘어간 경기에 기용해서 어느 정도 선수인지 봐야 한다. 3~4점차 지고 있을 때 올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주 상대 선발투수들이 너무 막강하게 들어오더라"며 어쨌든 이른 시일 안에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이호민은 어린 투수가 맞나 싶게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1이닝 동안 공 12개를 던지면서 직구(8개)에 커브(1개) 슬라이더(1개) 체인지업(2개) 등 변화구를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2㎞, 평균 구속은 140㎞였다. 요즘 KBO리그 불펜 수준을 고려하면 느린 편이지만, 자신감 있게 타자와 붙으면서 이겨 나갔다.

이호민은 KT 주축 타자들인 안현민-이정훈-로하스-허경민을 차례로 상대하면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선두타자 안현민의 타구가 먹히면서 우중간 쪽으로 떴는데, 위치가 애매해 안타가 됐을 뿐이었다. 무사 1루에서 이정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로하스를 볼카운트 0B2S에서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끌어내면서 삼진을 잡았다. 허경민까지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임무를 완벽히 마쳤다. KIA 팬들은 어린 신인 투수의 씩씩한 투구에 아낌없는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이호민은 경기 뒤 "일단 너무 떨리고 설레는데, 내가 원하던 바대로 데뷔전에 무실점하고 내려와서 정말 기쁘다. 부모님께 제일 감사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못 던져도 팬들 있구나" 이런 19살 신인이 다 있나, KIA에 물건이…
KIA 타이거즈 이호민.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못 던져도 팬들 있구나" 이런 19살 신인이 다 있나, KIA에 물건이…
KIA 타이거즈 이호민.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T 중심 타선을 상대한 것과 관련해서는 "8회말 우리 공격 때 내가 올라갈 거라고 들어서 바로 준비했다. 상대 타선은 안 보고 그냥 내가 연습한 대로 가운데 보고 씩씩하게 던지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KIA 팬들의 함성 덕분에 오히려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호민은 "처음에 올라갈 때 차에서 내려서 가는데 떨렸다. 뒤에서 팬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소리를 질러 주시는데, 그것 때문에 조금 떨리는 것도 없어지고 자신감도 올라온 것 같다. 초구를 던졌는데 엄청 크게 소리를 질러 주셔서 못 던져도 팬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던지자고 생각하고 더 집중해서 던진 것 같다"고 답했다.

데뷔전 결과에 스스로 만족했다. 구위는 10점 만점에 9점, 구종 완성도는 10점 만점에 10점을 줬다.

이호민은 "구위에서 1점을 뺀 건 힘이 너무 들어갔다. 구종 완성도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KIA는 이호민을 부르기 전인 지난 11일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 신인 우완 김태형도 1군으로 콜업했다. 이호민은 콜업 3일 만에 데뷔전을 치렀지만, 김태형은 7일째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호민은 먼저 기회를 얻은 것과 관련해 "(김)태형이에게도 다음에 기회가 오면 잘 던질 것 같다. 태형이도 떨지 않고 잘할 것 같다. 별것 없으니까 자신 있게 던지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꿈을 향한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디딘 이호민은 "데뷔전을 치렀지만, 그래도 더 발전해서 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선발투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못 던져도 팬들 있구나" 이런 19살 신인이 다 있나, KIA에 물건이…
KIA 타이거즈 이호민.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못 던져도 팬들 있구나" 이런 19살 신인이 다 있나, KIA에 물건이…
KIA 타이거즈 이호민.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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