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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km 빈볼 맞고도 "나오지 마" 오타니 클래스…라이벌 전쟁났다! 출전 정지에 벌금까지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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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21 11:07


161km 빈볼 맞고도 "나오지 마" 오타니 클래스…라이벌 전쟁났다! 출…
수아레즈가 던진 공에 어깨를 맞는 오타니. AP연합뉴스

161km 빈볼 맞고도 "나오지 마" 오타니 클래스…라이벌 전쟁났다! 출…
다저스 벤치를 향해 팔을 들어 '나오지 마'라는 신호를 보내는 오타니.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역 라이벌 팀들 사이의 이번 4연전은 마치 전쟁같았다. 빈볼에 빈볼이 반복된 시리즈. 끝내 벤치 클리어링으로 막을 내렸다.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는 한국 시각 기준으로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4연전 맞대결을 펼쳤다.

두팀은 이번 시리즈 내내 몸에 맞는 볼, 데드볼로 인한 신경전을 펼쳐왔다. 그 중심에 양팀 간판 스타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오타니 쇼헤이가 있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올 시즌 다저스전에서만 3번의 사구를 맞았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 두번이 나왔는데, 모두 분위기가 묘했다.

시작은 17일 경기였다. 다저스 앤디 파세스가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가 던진 97.7마일(약 157.2km) 포심에 팔꿈치 부위를 맞은 직후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투수를 노려보면서 한동안 타석을 떠나지 않았고, 벤치에 있던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이 파헤스에게 욕설을 섞어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느냐"며 항의를 했다. 고의가 아닌데, 왜 신경전을 벌이냐는 의도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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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Diego Padres' Fernando Tatis Jr. kneels on the ground after being hit by a pitch during the ninth inning of a baseball game against the Los Angeles Dodgers, Thursday, June 19, 2025, in Los Angeles. (AP Photo/Mark J. Terr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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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튿날인 18일 경기에서 의심스러운 상황이 또 나왔다. 이번에는 다저스 투수 루 트리비노가 타티스 주니어에게 던진 95.4마일(약 153.5km) 싱커가 타티스 주니어의 등을 때렸다. 당시 타티스 주니어는 별다른 제스처 없이 뒤를 돌아 통증을 호소한 후 1루로 걸어나갔지만, 바로 다음 이어진 말 공격때 샌디에이고 랜디 바스케즈가 오타니에게 93.8마일(약 151km) 포심을 오른쪽 허벅지에 때리면서 분위기가 소란스러워졌다.

전날부터 이어진 양팀의 신경전 때문에 간판스타인 오타니에게 고의로 공을 던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충분히 나올 수 있었다. 흥분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그라운드에 뛰쳐나와 심판에게 항의했고, 이후 감독은 퇴장을 당했다. 로버츠 감독의 시즌 1호 퇴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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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 CALIFORNIA - JUNE 19: Fernando Tatis Jr. #23 of the San Diego Padres and Mookie Betts #50 of the Los Angeles Dodgers after the benches cleared due to Tatis Jr. being hit by a pitch in the ninth inning at Dodger Stadium on June 19, 2025 in Los Angeles, California. Ronald Martinez/Getty Images/AFP (Photo by RONALD MARTINEZ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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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연전 마지막날인 20일 또 타티스 주니어와 오타니가 맞았다. 9회초 다저스 잭 리틀이 던진 93마일(약 150km) 포심이 타티스 주니어의 오른쪽 손목 윗부분을 강타했고, 타티스 주니어가 펄쩍 뛰며 엎드려 통증을 호소했다.


그러자 샌디에이고 벤치에서 쉴트 감독이 가장 먼저 흥분한채 달려나왔고, 곧장 샌디에이고 다른 멤버들도 그라운드에 쏟아져나왔다. 다저스도 로버츠 감독을 필두로 전원이 뛰어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

특히 양팀 감독들은 거의 육탄전을 벌이듯 서로를 향해 달려들며 시리즈 내내 쌓인 앙금을 터뜨리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자리에서 두 감독들은 퇴장이 선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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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9, 2025; San Diego Padres manager Mike Shildt (8) and third base coach Tim Leiper (33) walk back to the dugout after after benches cleared in the eighth inning against the Los Angeles Dodgers at Dodger Stadium. Mandatory Credit: Jayne Kamin-Oncea-Imagn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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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클리어링이 정리된 후,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한차례 양팀이 물리적 충돌을 벌였는데 샌디에이고의 강속구 마무리 투수 로베르트 수아레즈가 던진 100마일(약 161km) 포심에 등을 맞았다. 2사 주자 3루 상황.

수아레즈의 타깃이 오타니였다는 사실이 너무 명백했다. 바로 직전 이닝에 벤치클리어링이 있었기 때문에, 고의로 공을 던졌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 사구가 나오자마자 다저스 선수들도 즉각 달려나올 태세였다. 특히 클레이튼 커쇼는 벤치 담장을 넘으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타니가 팀 동료들을 저지했다. 161km짜리 직구에 등을 맞아 얼굴을 찌푸리며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팔을 높이 들어 벤치를 향해 '괜찮다. 나오지 말라'는 사인을 줬다. 팀 동료들도 오타니의 태도를 보고 곧바로 진정했다. 수아레즈는 주심으로부터 퇴장 당했고, 샌디에이고 벤치코치 역시 퇴장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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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9, 2025; Los Angeles, California, USA; Los Angeles Dodgers designated hitter Shohei Ohtani (17) engages with players in the San Diego Padres dugout while at first base after he was hit by a pitch in the ninth inning at Dodger Stadium. Mandatory Credit: Jayne Kamin-Oncea-Imagn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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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의 품격이 느껴진 대목은 그 다음. 금새 아무렇지 않은듯 1루로 걸어나가면서도 동료들에게 계속해서 '괜찮다'는 사인을 줬고, 샌디에이고 1루수 루이스 아라에스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타자 타석 중간에 잠시 경기가 중단되는 틈에 뒷짐을 지고 웃으며 샌디에이고 벤치로 가까이 다가가는 등 굳어있는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노력했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피스메이커 오타니'라며 과열된 신경전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은 오타니에게 찬사를 보냈다.

MLB 사무국은 이튿날인 21일 양팀 감독에게 1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징계를 내렸고, 벌금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오타니에게 빈볼을 던진 수아레즈에게는 3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이 부과됐다.

캘리포니아를 연고로하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인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두팀은 7월에는 맞대결이 없고, 8월에 LA와 샌디에이고에서 각각 한번씩 맞대결을 펼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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