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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날 전국에 내린 비로 4개 구장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사직구장 '단독 콘서트'가 열렸다. 하루종일 내린 빗속에도 큰 지체 없이 경기가 진행됐다.
롯데는 2-1로 앞선 8회말 정훈의 결정적인 쐐기 솔로포가 터지며 3-1로 앞섰다.
강민호가 한태양을 뒤로 한 채 차정구 1루심과 목소리를 높이는가 싶더니, 이내 1루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영재 주심과 삼성 투수 김재윤, 이종욱 3루 주루코치 등이 강민호를, 강명구 삼성 1루 주루코치와 구자욱 등 다른 삼성 선수들이 차정구 1루심을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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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벤치클리어링'을 연상케 했다. 평소와 다른 점은 한쪽에 심판이 있었다는 것.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흔히 벤치클리어링은 투수와 타자 간에 일어나며, '몸에맞는볼' 또는 '위협구'라는 확실한 매개체가 있다. 누상에 나간 주자와 수비수가 언쟁을 벌이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 경우는 주루플레이 상의 위험성이나, 과도한 농담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선수와 심판간의 대립이라면 보통 주심과 타자 또는 포수, 혹은 확장판으로 감독이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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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겉으로 파악하기엔 강민호가 앞서 정훈 타석에서 체크스윙을 문의했을 당시 1루심이 노 스윙으로 판정한 것에 불만을 품었을 수 있다.
정훈은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섰고, 김재윤은 직구만 연속으로 6개를 던졌다. 초구는 스트라이크, 2구째는 정훈이 방망이를 '멈췄다'고 판단돼 볼이 선언됐다. 강민호의 체크스윙 문의에 1루심 역시 주심과 마찬가지로 노스윙을 선언했다.
이후 3B2S 풀카운트에서 정훈은 6구? 145㎞ 몸쪽 직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쐐기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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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본인이 강민호라는 점도 눈에 띈다. 강민호는 올시즌 벌어진 삼성과 롯데의 벤치클리어링 과정에서 특유의 인화력을 바탕으로 사이에서 화해를 주선하는 모습만 눈에 띄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마냥 격분하는 모습은 최근엔 보기 드물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강민호가 정훈의 체크스윙이 아닌가 차정구 1루심에게 물었고, 불만이 있던 모양이다. 그때부터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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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민호의 돌발적인 행동에 삼성 구단 관계자들도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라운드 상황에 대해 대체로 구단 측 설명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삼성 구단 측은 이날 강민호의 행동에 대해 말을 아꼈다. "2차전 감독브리핑 때 감독님께서 설명하실 것 같다"는 말만 남겼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