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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 우리 롯데 정말 잘하네! 저, 요즘 자주 웃어요!"
그 중심에 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김민성(37)이 있었다. 김민성은 이날 롯데 공격의 처음과 (사실상)끝을 홀로 장식했다. 2회에는 추격의 시발점을 마련한 1타점 2루타를 쳤고, 7회에는 5-6으로 뒤지는 상황에 등장해 주자 만루를 싹쓸이하는 3타점 결승 역전타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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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은 "결승타를 친 건 나였지만, 야구에는 흐름과 상황이라는 게 있다. 그 찬스가 오기까지 우리 선수들이 버텨줬고, 또 내 타석 전까지 연타를 치면서 만들어줬던 게 오늘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1점차까지 따라붙었고, 훈이 형하곤 승부를 안하더라. 만루라는게 참 어려운데, 김태훈이 원래 투심이 좋지만 요즘 컨디션도 괜찮더라. 외야 플라이만 가볍게 치자는 마음으로 쳤다. 아마 욕심을 부렸으면 땅볼이 나왔을 것 같은데, 덕분에 바깥쪽 포크볼을 잘 칠 수 있었다. 역시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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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 2,3루에서 앞 타자를 거르고 택한 승부다. 김민성은 "나라도 2,3루보다는 만루 만들고 나를 상대할 거다. (정)훈이 형이 나가면서 내게 자기가 칠 때보다 더한 파이팅을 외쳤다. 또 어제 홈런 친 타자 아닌가. 그 기운이 내게 온 것 같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냈다. 덕아웃 들어오자마자 훈이형한테 '그 힘이 나한테 왔다. 정말 고맙다'고 얘기했다"고 돌아봤다.
주자 3명이 홈에 들어오고, 김민성은 2루를 밟았다. 그는 주먹을 치켜세우며 환한 얼굴로 포효했다. 그는 "나도 모르게 그런 웃음이 나왔다. 사실 요즘 자주 웃는다"며 미소지었다.
앞서 정훈은 "베테랑들은 주어진 기회 내에서 해야되는 역할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민성 역시 "고참이 될수록 압박감이 있다. 어린 선수들 같은 기다림이 없다. 매순간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야한다"면서 스스로를 다잡았다.
'화수분' 자이언츠란 찬사가 쏟아진다. 부상병동이란 말이 놀림에서 기대감과 놀라움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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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양 김동혁 박재엽 등 젊은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 김민성은 "워낙 가진 게 좋았던 선수들이다. 그동안 기회가 오지 않았을 뿐이고, 이제 그 기회를 잡은 것"이라며 "나도 밀리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