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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제 '아픈 손가락'은 벗어던졌다. '158㎞ 괴물'로 거듭났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26)이 1군 무대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가 끝난 뒤 더그아웃에서 만난 윤성빈의 표정에는 모처럼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지금 이 기쁨을 우리 팬들께 가장 먼저 전하고 싶다. 날 오늘까지 기다려주신 분들 아닌가"라며 벅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017년 1차지명, 메이저리그도 탐낸 재능, 1m97(공식 표기)의 큰 키, 사이드암으로 던져도 150㎞를 넘긴다는 타고난 어깨.
그 인고의 세월을 이겨냈다. 과거 롯데는 윤성빈에게 '선발투수'를 요구했다. 제구가 아쉽고, 멘탈이 좀처럼 보완이 안되니 어떻게든 '타게팅'만 잡아 5이닝 3실점 선발에서 시작하자는 의미였다. 그렇게 8년의 실패가 지나갔다.
김태형 감독은 달랐다. 작년과 올해, 확실한 직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보여줬다. "이제 불펜으로 쓰겠다. 1이닝만 '그 공'을 던지면 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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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에서의 불펜 훈련을 거쳐 1군에 올라와 1아웃을 맡겼다. 그리고 이날 1이닝을 책임졌다. 윤성빈이 채찍마냥 긴 팔을 휘두르자 최고 158㎞의 불꽃같은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에 꽂혔다.
경기 후 윤성빈은 "2018년 이후 오랜만의 승리다. 내 역할보다는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뜨거운 응원, 그리고 우리 야수들의 집중력이 만들어 낸 역전승"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올해 선발로 등판한 이후 퓨처스에서 불펜을 준비했다. 퓨처스에서 코치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불펜 투구에 필요한 훈련들을 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과 오늘 사직까지, 개인적으로 불펜 등판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1이닝만 전력 투구하고 내려가자'는 생각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하고, 맡겨주시는 위치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서 던지겠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