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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사라진 221표' 선수단 투표 전체 3등 하고도 올스타 낙방...최강 병기들에게, 왜 이런 비극이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6-23 15:23 | 최종수정 2025-06-23 18:07


'하늘로 사라진 221표' 선수단 투표 전체 3등 하고도 올스타 낙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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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선수단 투표는 압도적 1위인데, 이렇게 허무한 결말이...

KBO는 2014년부터 올스타 베스트 선수를 선정할 때 선수단 투표를 도입했다. 그 전까지는 100% 팬 투표에 의해 결정됐으나 특정팀 '몰표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었다.

물론 올스타라는게 팬심을 반영해야 하는게 최우선이기는 하지만,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 마저도 제외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만든 고육지책이었다. 아무래도 선수들은 자신의 팀 동료에게 투표를 하지 못할 시, 해당 포지션 선수의 실력을 최우선으로 볼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대신 비율을 팬 70%, 선수단 30%로 정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올스타 투표의 핵심은 팬들의 니즈다.

선수단 투표 제도가 생겨나고, 유의미한 결과들이 매년 나왔다. 정말 뛰어난 활약을 펼쳤는데, 올스타전은 구경만 할 뻔한 선수들이 대역전극으로 '구사일생' 하는 경우가 연출됐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올스타 베스트에 뽑히지 않더라도, 선수단 투표에서 1위를 하면 '야구로 인정받았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늘로 사라진 221표' 선수단 투표 전체 3등 하고도 올스타 낙방..…
1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삼성전. 7회초 2사 만루에서 배찬승이 오명진을 투수앞 땅볼로 처리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6.18/
KBO는 23일 2025 올스타전에 출전할 베스트12 선수를 발표했다. 올해도 선수단 투표를 통해 살아는 3명의 선수가 있다. 드림 올스타 중간투수 부문의 배찬승(삼성). 팬 투표에서는 정철원(롯데)에 밀렸지만, 압도적인 선수단 지지로 역전에 성공했다. 고졸 신인 역대 6번째 올스타 베스트 선정의 감격.

드림 올스타 2루수 부문 고승민(롯데)도 팬 투표는 류지혁(삼성)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선수단 투표에서 2배 가까운 득표를 하며 역전극을 완성했다. 생애 첫 올스타전 베스트 선정.

나눔 올스타 지명타자 부문 베테랑 최형우(KIA)도 돌풍의 한화 이글스 새 3번타자 문현빈에게 아픔을 선사했다. 팬 투표에서는 문현빈이 30만표 넘게 앞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하늘로 사라진 221표' 선수단 투표 전체 3등 하고도 올스타 낙방..…
5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KT의 경기. 10회말 2사 1, 2루. 박계범을 삼진을 잡고 환호하는 KT 박영현.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1/
그런데 정작 선수단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도, 베스트는 커녕 순위권 밖으로 밀려버린 비운의 선수들이 있다. 공교롭게도 KT 위즈 선수들이 눈에 띈다.


KT 마무리 박영현은 드림 올스타 마무리 투수 부문 선수단 투표에서 113표로 1위를 차지했다. 5명 후보 중 유일하게 세자릿수 득표. 당연하다. 21세이브로 이 부문 1위다. 박영현이 없었다면 KT는 현재 하위권으로 처져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팬 투표 합산 결과 5명중 꼴찌가 돼버렸다. 팬 득표가 24만여표에 그쳤다. 팬 투표 1위 김원중(롯데)이 150만표가 넘게 표를 얻었으니, 도저히 역전이 불가능했다.

최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근육맨' 안현민도 지명타자 부문 선수단 투표에서 무려 221표를 획득했다. 송승기(LG)와 신인왕 경쟁 2파전이다. 디아즈(삼성) 폰세(한화)에 이어 포지션 막론한 선수단 투표 전체 3위의 엄청난 득표율. 하지만 팬 투표까지 합산한 결과는 5명 중 2위에 그쳤다. 팬 투표 150만표 가까이 득표한 전준우(롯데)에 큰 점수 차로 밀렸다. 그나마 안현민은 박영현과 달리 팬 투표에서 5명 중 3등을 해 2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는 있었다.

두 사람 외 양의지(두산) 김성윤(삼성) 김진성, 문보경(이상 LG) 이주형(키움)이 선수단 투표로는 당선권에서, 팬 투표 결과에 의해 역전 당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박영현과 안현민 처럼 억울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하늘로 사라진 221표' 선수단 투표 전체 3등 하고도 올스타 낙방..…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KT전. 1회말 1사 1루 안현민이 투런포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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