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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KIA, 난 롯데" 찢어진 손가락 본드 바른 투혼, 1R픽 가능할까…前 KBO 감독도 감탄했다

기사입력 2025-07-13 03:22


"아빠 KIA, 난 롯데" 찢어진 손가락 본드 바른 투혼, 1R픽 가능할…
덕수고 3학년 좌완 에이스 김화중의 왼손 검지가 심하게 찢어져 있다. 투구할 때 고통스러웠지만, 오직 우승을 위해 본드를 발라가며 참고 던졌다. 목동=김민경 기자

[목동=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아빠는 고향이 전라도라서 KIA를 응원하시는데, 나는 롯데를 좋아한다. 롯데의 열기가 재밌으니까. 그 열기를 좋아한다."

덕수고 3학년 좌완 에이스 김화중은 찢어진 손가락에 본드를 발라가며 투구하는 투혼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2016년 이후 9년 만의 청룡기 우승 기회를 놓칠 수 없었고, 정윤진 덕수고 감독에게 간청해 마운드에 올랐다. 김화중의 역투가 없었더라면 덕수고의 우승도 없었다.

김화중은 1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부산고와 결승전에 2번째 투수로 등판해 3⅓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덕수고는 7대3으로 승리해 팀 역대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정 감독은 결승에 김화중을 마운드에 올리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왼손 검지 끝에 살이 찢어진 정도가 심해 투구가 어려울 것으로 봤다.

하지만 김화중의 등판 의지가 워낙 강했다. 경기장에서 급히 본드를 구해 다친 손가락에 발랐다. 통증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였다.

정 감독은 "(김)화중이가 손가락이 찢어졌는데도 자기가 던지고 싶다고 그랬다. 8강 때 손이 찢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공을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서 사실 오늘(12일) 경기만 MVP를 꼽자면 김화중이다. 정말 잘 막아줬다"며 엄지를 들었다.

김화중은 "내 의사를 감독님께 말씀드리기도 했고,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이런 영광도 없었을 것 같다. 사실 (부상이) 이 정도까지 심해질 줄은 예상을 못했는데, 상태가 악화가 됐다.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으려다가 본드를 구했다"고 되돌아봤다.

투구할 때 통증은 있었으나 오직 우승을 위해 참고 던졌다.


김화중은 "많이 아팠다. 많이 아팠는데 그래도 참고 던진 노력 덕분에 이런 영광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나왔기에 손가락이 찢어져도 팀이 우승할 수만 있다면 100구도 던질 수 있었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아빠 KIA, 난 롯데" 찢어진 손가락 본드 바른 투혼, 1R픽 가능할…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부산고와 덕수고의 결승전. 2회초 구원 등판한 덕수고 김화중이 투구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2/

"아빠 KIA, 난 롯데" 찢어진 손가락 본드 바른 투혼, 1R픽 가능할…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부산고와 덕수고의 결승전. 덕수고 김화중이 4회초 실점 위기를 넘기며 환호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2/
김화중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설재민은 "손가락이 안 좋아도 화중이 형이 나한테 '그냥 힘으로 세게 밀어붙이겠다'고 했다. 나는 화중이 형을 믿고 끝까지 강한 공으로 갔다. 표정에서 (통증이 있는 게) 좀 드러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래도 공은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 역시 김화중의 투구를 매우 인상 깊게 지켜봤다. 이 전 감독은 현재 KBO 전력강화위원과 국가대표팀 수비코치를 맡고 있다. 두 학교와 인연은 없지만, 한국 야구의 미래를 살펴보기 위해 청룡기 결승전을 찾았는데 202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김화중이 충분히 상위 라운드에 지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 감독은 "타자들이 무서워할 수 있는 공을 던지더라. 디셉션 동작도 좋다. 한번씩 제구가 흔들리긴 하는데, 올해 초반에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고 들었다. 오늘은 아주 좋은 공을 던진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화중은 곧 있을 드래프트와 관련해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욕심일 수는 있지만, 그래도 어느 구단이든 1라운드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느 팀이든 가고 싶은데, 사실 롯데를 응원하긴 한다. 롯데의 열기를 좋아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물론 사적인 감정이라 어느 구단에 가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족 중에서는 홀로 롯데 팬이다.

김화중은 "아버지는 전라도가 고향이라서 KIA를 응원하고, 어머니는 요즘에 야구를 보기 시작하셔서 키움을 응원한다. 동생은 또 한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답하며 웃었다.

동료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긴 김화중은 "앞선 두 전국대회에서 아쉬운 결과를 낸 뒤로는 진짜 쉽지 않았다. 우리가 준비를 정말 어느 팀보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보답을 받은 것 같다. 되돌아보니까 울컥하긴 하는데, 남은 대회가 또 있으니까. 오늘 감정은 오늘까지만 가져가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빠 KIA, 난 롯데" 찢어진 손가락 본드 바른 투혼, 1R픽 가능할…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부산고와 덕수고의 결승전. 7대3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덕수고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2/

"아빠 KIA, 난 롯데" 찢어진 손가락 본드 바른 투혼, 1R픽 가능할…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 부산고와 덕수고의 결승전. 7대3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덕수고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2/

목동=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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