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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선수들도 화났다!
키움은 14일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를 동시에 경질해버리는 전례 없는 결정을 내렸다. 3년 연속 꼴찌 위기라지만, 싸울 전력을 구성해주지 않고 현장에 책임을 묻는 비정상적인 행태에 지탄이 쏟아졌다. 키움은 대표적 스몰마켓 구단으로 샐러리캡은 최하위, FA 선수 영입 등은 거의 없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돈을 아끼고, 주축 선수들을 팔아 현금과 지명권을 얻기 바쁘다. 이정후, 김혜성 등을 메이저리그로 보낸 뒤 받은 수백억원의 보상금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불분명하다.
여기에 구단 내 비리 혐의로 KBO 영구 실격 처분을 받은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딸이 지난해 두 차례 구단 인턴 근무를 한 것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도 말이 나올 상황에, 절차 없이 특채로 일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전 대표이사는 구단 어느 분야에도 경영과 관련해 영향을 미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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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키움 히어로즈는 비상식적인 인사 단행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으며 그 내용 또한 특정인에 의한 기형적 인사 의혹과 낙하산 채용 비리 의혹 등 종류도 종합선물세트 수준이다.
그런데 이 의혹들의 손가락 끝은 모두 특정인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으며 이는 구단의 운영이 특정인 개인을 위해 파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이는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고 수년간 쉬쉬해오다가 고름이 썩을 대로 썩어서 한꺼번에 터져버린 것이라는 게 야구관계자들 사이에는 공공연히 알려진 불편한 진실이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사상 초유의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연일 역대 최다 관중을 경신하는 등 전례 없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국내 프로야구선수들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으며, 그 결과 역대급 순위싸움이 펼쳐지고 있고, 구단들도 이런 상황에 발 맞춰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팬 층을 겨냥한 굿즈를 개발해 판매하는 등 바야흐로 한국 프로야구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물론 한국 프로야구의 국제경쟁력 향상이나 아직까지도 미진하기만 한 관련 인프라 개선, 프로야구선수들의 처우 개선 및 KBO리그 규약, 규정 기타제도 보완 등 한국 프로야구가 풀어나가야 문제들은 아직 많이 산적해 있고, 이런 양적인 발전을 기반으로 선수협회, 구단, KBO 및 야구관련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숙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노력도 같이 수반돼야 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국 프로야구 발전을 위한 양질의 고민과 건강한 쟁점사항인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키움 히어로즈의 행태는 이런 올바른 성장과제들과는 동떨어지고 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아직까지 특정인 한 명에 의해 구단의 운영이 좌지우지되는 구시대적 운영체계를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번 인사 또한 그 비슷한 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말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단을 사유물로 인식하고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폐단이 지속된다면 한국 프로야구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할 것이며, 모처럼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 흥행에도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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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드러난 키움 히어로즈의 비정상적인 운영은 이미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지만, 특히 구단 내 선수 및 시설에 대한 투자 부분에서 더욱 처참하다.
샐러리캡 관련하여, 평균을 한참 밑도는 선수단 운영은 선수 뎁스와 사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해당 구단의 성적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정 구단의 성적 하락이 장기화 및 고착화된다면 이는 비단 한 구단의 문제만으로 그치지 않고 전체 프로야구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키움 히어로즈는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에 연고를 두고 있고 현재 국내에서 유일한 돔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상징성이 있는 구단이다.
하지만 현실은 선수를 팔아서 연명하고 있다는 오명을 몇 년째 쓰고 있으며 이는 실제로 성적하락으로 이어져 올해 키움 히어로즈 팬들은 승점 자판기라는 조롱을 들으며 자신의 팀을 응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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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하고 낙후된 선수 라커룸은 혼자 사용하기도 비좁아 선수들의 짐은 항상 복도에 널려 있으며, 실제로 선수협회에서 매년 선수단 순회미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변변한 교육실이나 세미나실 하나 없어, 비좁은 라커룸에서 서로 뒤엉켜 진행된다.
이에 선수협회는 국내 프로야구선수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프로야구 팬들과의 교량역할을 수행하는 단체로서, 구단의 비상식적인 운영 행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으며 한국 프로야구선수 및 프로야구 팬들을 대신해 규탄하는 바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한국 프로야구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수준 낮은 행보를 그만두고, 특정인 한 사람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반성해야 하며, 이제라도 구단의 기형적 운영방향을 바로잡아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