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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을 다 해도 안 되면 그만두겠다" 17㎏ 뺐는데 허리통증 재발, 약속대로 미련 없이 떠나는 18년차 거포[민창기의 일본야구]

최종수정 2025-08-15 10:42

"전력을 다 해도 안 되면 그만두겠다" 17㎏ 뺐는데 허리통증 재발, 약…
주니치의 베테랑 내야수 나카타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 시즌을 끝으로 18년 프로선수 생활을 마감한다고 발표했다. 나가타는 2008년 니혼햄에 1지명으로 입단해 요미우리, 주니치에서 통산 309홈런을 기록했다. 사진캡처=주니치 드래곤즈 SNS

"전력을 다 해도 안 되면 그만두겠다" 17㎏ 뺐는데 허리통증 재발, 약…
15일 은퇴 기자회견을 연 나카타. 그는 자신의 SNS에 '팬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올렸다. 팀 동료들과 함께 자리했다. 사진캡처=주니치 드래곤즈 SNS

"전력을 다 해도 안 되면 그만두겠다" 17㎏ 뺐는데 허리통증 재발, 약…
나카타는 니혼햄에서 시작해 요미우리를 거쳐 2024년 주니치 유니폼을 입었다. 주니치 팀 동료들이 나카타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캡처=주니치 드래곤즈 SNS

주니치 드래곤즈의 이노우에 가즈키 감독은 지난 12일 내야수 나카타 쇼(36)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이유를 설명하며 "컨디션 불량이다. 짧게 쓰기도 어렵다"라고 했다. 지난 7일 1군에 복귀해 대타로 3타수 무안타. 웨스턴리그(2군) 경기를 직접 보고 나카타를 올린 이노우에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빛나던 시절로 돌아가긴 어려워도 한번쯤 최고 타자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투수 뜬공으로 물러난 8월 10일 히로시마 카프전 6회 타석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기억될 것 같다. 나카타는 12일 1군 등록이 말소된 직후 은퇴를 결정했다고 한다.

통산 1579안타-309홈런-1087타점. '거포' 나카타가 배트를 내려놓는다.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2008년 니혼햄 파이터스에 1지명으로 입단해 18년을 이어온 프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는 자신의 SNS 계정에 '니혼햄에서 시작해 요미우리 자이언츠,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팬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시즌 마지막까지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올렸다.

오랫동안 괴롭혔던 허리 통증이 재발했다. 일본언론은 나카타가 지난겨울 17㎏을 감량했다고 보도했다. 허리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지만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그는 올 시즌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67(62타수 12안타)-2홈런-4타점을 기록했다.

내리막길을 걸어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매년 벼랑 끝에 선 심정이었을 것이다. 올해도 그랬다. "이제 힘으로 승부하는 건 무리다. 전력을 다 해도 안 되면 그만두겠다"라고 냉정하게 현실을 인식했다. 허세가 아닌 진심을 담은 말이었다. 그가 빠지면 유망주 한 명에게 기회
"전력을 다 해도 안 되면 그만두겠다" 17㎏ 뺐는데 허리통증 재발, 약…
결국 허리통증을 이겨내지 못했다. 나카타는 지난겨울 체중을 17kg 감량하며 마지막 승부를 던지고자 했다. 그러나 허리통증이 재발해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캡처=주니치 드래곤즈 SNS
가 돌아간다. 그는 질질 끌지 않았다.

2007년 10월에 열린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니혼햄을 비롯해 한신 타이거즈, 오릭스 버팔로즈,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오사카 도인고 내야수를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 추첨을 거쳐 니혼햄이 나카타를 데려갔다.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잘했다. 4번-투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오사카 도인고에 진학해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야구소년들에게 꿈의 무대인 고시엔대회에 3년 내내 출전했다. 고교 통산 87홈런을 터트렸다. 당시 최다 기록이었다.

프로에서도 중심타자로 성정했다. 프로 3년차에 첫 홈런을 치고 4년차부터 주전으로 나갔다. 2014~2016년, 3년 연속 100타점을 기록했다. 2014, 2016, 2020년 세 차례 퍼시픽리그 타점왕을 했다. 5시즌에 걸쳐 100타점을 올렸다. 그는 5차례 골든글러브를 받고, 5차례 베스트나인에 포함됐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이도류'로 맹활약한 2016년, 나카타는 4번 타자로 재팬시리즈 우승에 공한했다. 히로시마 카프와 재팬시리즈 3차전에서 3타점을 냈다. 4차전에서 동점 솔로 홈런을 치고,
"전력을 다 해도 안 되면 그만두겠다" 17㎏ 뺐는데 허리통증 재발, 약…
나카타는 요미우리 소속이던 2023년 통산 300홈런을 기록했다. 2021년 8월 니혼햄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한 나카타는 2023년 시즌이 끝나고 주니치로 옮겼다. 사진캡처=요미우리 자이언츠 SNS
6차전에서 우승을 결정지은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다. 그해 재팬시리즈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그는 "팀이 하나가 되면 지지 않는다는 걸 믿게 됐다"라고 했다.


평탄대로만 걸을 줄 알았는데, 2021년 8월 갑자기 니혼햄을 떠났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무상 트레이드됐다. 경기 중 벤치 뒤에서 동료 선수를 폭행해 문제가 된 직후였다. 그는 니혼햄을 퇴단하며 "나를 다시 돌아보겠다. 야구인으로서, 인간으로서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요미우리에서 2년 반을 뛰고 2024년 주니치로 옮겼다. 계약 2년이 남아 있었으나 옵트아웃을 선언했다. 요미우리에서 출전 기회가 줄고 있었다. 그는 "야구를 계속하게 해 주신 요미우리에 감사한다. 타석, 그라운드에 계속 서고 싶다"라고 했다.

주니치와 2년-6억엔에 계약했다. 니혼햄 시절에 썼던 등번호 '6번'을 달았다. 주니치에서 마지막 승부를 걸겠다고 했는데 마침표를 찍게 됐다. 그는 이적 첫해 62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217-4홈런-21타점으로 마쳤다.


"전력을 다 해도 안 되면 그만두겠다" 17㎏ 뺐는데 허리통증 재발, 약…
나카타는 지난 7일 1군에 복귀해 대타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노우에 감독은 그를 2군으로 내리며 '몸 상태가 안 좋다. 짧게 쓰기도 힘든 상태"라고 했다. 허리통증이 재발한 나카타는 1군 등록이 말소된 직후 은퇴를 결정했다. 사진캡처=주니치 드래곤즈 SNS
나카타는 2013,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5년 프리미어12 일본대표로 뛰었다. 2013년 WBC 대표팀 최연소 야수였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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