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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무리 KBO리그에서의 성적이라고 해도 믿기지가 않는다."
리스크를 감수한 한화의 과감한 결단이 돋보였다. 폰세는 부상 이슈 때문에 불안 요소가 큰 투수였다.
실제 폰세 영입을 더 먼저 할 수 있었던 타 구단조차 '부상 위험성이 너무 크다'며 최종 계약 성사를 하지 않았을 정도. 그러나 한화는 과감히 폰세가 가진 구위를 믿고 도전했고, 성과로 이어졌다. 폰세는 23경기에서 15승무패 평균자책점 1.61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 부문 리그 1위, 다승 1위, 승률 1위(1.000), 탈삼진 1위(202K)로 투수 4관왕에 정규 시즌 MVP까지 유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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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성적은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일단 풀타임을 뛰어본 적이 없다. 매년 부상이 있었고, 2022시즌 니혼햄에서 던진 83⅓이닝이 일본에서의 한 시즌 최다 소화 이닝수다. 다만, 구위만큼은 일품이었고 니혼햄에서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는 등 강렬한 기억은 남긴 투수였다.
일본 매체 '디 앤서'는 16일자 보도에서 "(폰세가)이런 대단한 공을 던졌는가?"라며 반문했다. 올 시즌 폰세의 성적과 함께 SNS상에서 일본팬들이 "아무리 KBO리그여도 성적이 괴물급이다", "메이저리그에 갈 것 같다", "NPB에 돌아와주면 안되겠냐"라고 반응을 남긴 것을 언급했다.
실제 팬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일본 야구팬들은 한일 양국 모두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 차이를, 리그 수준 차이로 비교한다. 가장 가까운 예시가 되는 선수가 바로 멜 로하스 주니어(전 KT)와 라울 알칸타라(키움)다. 두 선수 모두 KBO리그에서 정점을 찍고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반대로 폰세는 일본에서 '톱클래스'가 아니었는데, KBO리그에서 압살하는 수준의 성적을 거두니 결국 리그 수준 차이가 아니겠느냐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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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KBO리그와 NPB의 외국인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는 환경 차이가 너무 크다고 입을 모은다. KBO리그 구단들의 경우, 각 팀당 3명까지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통역은 물론이고 선수의 가족들까지 구단이 살뜰하게 챙겨준다. 거주할 수 있는 고급 수준의 집도 제공되고, 연봉도 상당히 높다. 외국인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팀 동료인 국내 선수들과도 대부분 가깝게 지내면서 우정을 쌓는다.
반면 일본의 경우, 훨씬 더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일단 생활면에서 구단의 도움은 거의 받지 않고, 또 외국인 육성 선수까지 둘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끼리도 무한 경쟁 체제다. 이 때문에 느끼는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상당히 크다고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폰세가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빠르게 적응한 것도 이런 문화와 분위기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