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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만화같은 승부가 있나…파울 15개 치고 20구째 직구 때려 2점 홈런, 6회까지 59구 무실점 좌완 "투구수 모르고 던졌다"[민창기의 일본야구]

기사입력 2025-08-22 09:16


히로시마 좌완투수 다카가 21일 요코하마전 7회 미야자키를 상대로 던진 20개 투구. 미야자키는 20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그래픽 캡처=스포츠나비

뭐 이런 만화같은 승부가 있나…파울 15개 치고 20구째 직구 때려 2점…
요코하마 베테랑 내야수 미야자키는 21일 히로시마전 7회 2점 홈런을 터트렸다. 히로시마 좌완선발 다카를 상대로 20구까지 가는 승부를 홈런으로 끝냈다. 사진캡처=요코하마 베이스타즈 SNS

히로시마 카프 좌완투수 다카 다이치(24)는 21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지난 1일 주니치 드래곤즈를 상대로 선발 데뷔전을 치른 후 세 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13이닝 1실점 호투를 했다. 지난 1일 주니치를 상대로 6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프로 2년차에 첫승을 신고했다. 그는 6일을 쉬고 지난 8일 또 주니치전에 선발로 나갔다.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했으나 불펜이 승리를 날렸다.

2주 만에 복귀해 눈부신 역투를 했다. 6회까지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압도했다. 1~4회와 6회, 5이닝을 삼자범퇴로 끝냈다.

6회말 2사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요코하마 1번 에비나 다쓰오에게 체인지업(시속 132km)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날 던진 59번째 공이었다. 6회까지 이닝당 투구수가 10개에 불과했다. 투구수 100개 미만 완봉승을 의미하는 '매덕스'를 노려볼만했다.

5-0으로 앞선 7회말. 선두타자 2번 구와하라 마사유키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3번 사노 게이타를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진 1사 1루. 만화같은 승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요코하마 베테랑 4번 미야자키 도시로(37)가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9구 승부 끝에 풀카운트. 다카는 이후 10구 연속 스트라이크를 꽂았고, 미야자키는 파울 10개로 응수했다. 마운드의 다카도, 타석의 미야자카도 물러서지 않았다.


뭐 이런 만화같은 승부가 있나…파울 15개 치고 20구째 직구 때려 2점…
요코하마는 미야자키의 2점 홈런으로 영봉패를 면했다. 사진캡처=요코하마 베이스타즈 SNS
마침내 20구에서 승부가 났다. 다카가 던진 시속 145km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중앙을 파고들었다. 미야자키가 이 공을 받아쳐 요코하마스타디움 좌측 관중석으로 보냈다. 파울 15개를 기록하고 시즌 5호 2점 홈런을 터트렸다.

다카는 "투구수를 모르고 계속 던졌다. 쳐보라고 던졌는데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일본프로야구 한 타석 최다 투구는 22구다. 2024년 9월 22일, 히로시마 내야수 야노 마사야가 주니치 와쿠이 히데아키를 상대로 22구를 던지게 했다. 지독하게 끊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KIA 타이거즈 시절 이용규가 KBO리그 최다 기록을 세웠다. 2010년 8월 29일 히어로즈 투수 박준수를 상대해 20구를 던지게 했다. 이용규는 20번째 공을 때려 외야 뜬공으로 아웃됐다. 메이저리그에선 21개까지 나왔다.

다카는 무실점이 깨졌지만 7회를 추가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5번 야마모토 유다이를 유격수 땅볼, 6번 다얀 비시에도를 3루수 뜬공으로 돌려
뭐 이런 만화같은 승부가 있나…파울 15개 치고 20구째 직구 때려 2점…
히로시마 2년차 좌완 다카는 21일 요코하마를 상대로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고 프로 2번째 승리를 올렸다. 사진캡처=요코하마 베이스타즈 SNS
세웠다. 4사구 없이 7이닝 3안타 2실점을 기록, 통산 2번째 승리를 올렸다. 투구수 87개. 7회까지 투구 중 4분의 1을 미야자키를 상대로 던졌다. 선발 다카가 호투한 히로시마는 5대2로 이겨 원정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마쳤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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