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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달간 7승3무16패. 올해 8월은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롯데 자이언츠 최대의 위기였다.
그래도 연패를 끊은 뒤론 4승1무2패를 기록하며 분위기 수습에 성공했다. 신데렐라 박찬형, 돌아온 윤동희와 최준용 등의 활약도 빛났지만, 묵묵히 이를 뒷받침한 선수가 있다.
팀내에서 추격조로 분류되는 박진이다. 박진은 8월 한달간 16경기에 등판, 16⅔이닝을 평균자책점 1.08로 틀어막으며 연패 분위기를 바꾸는데 큰 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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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의 끝내기를 연출한 28일 KT 위즈전, 시리즈 루징 위기였던 31일 두산 베어스전은 박진이 제대로 빛나는 기회가 됐다. 2경기 모두 수습에 성공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두산전에는 선발 나균안이 두산 양의지의 타구에 어깨를 강타당해 교체된 대위기였는데, 박진은 2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 2K로 틀어막으며 사령탑의 기대에 보답했다.
지난해 김태형 감독이 전격 발탁하면서 1군 기준으로 무명에 가까웠던 투수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케이스다. 2019년 2차 4라운드(전체 38번)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박진은 이후 빠르게 군복무를 마쳤지만, 1군에선 좀처럼 기용되지 못하던 투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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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베테랑들이 줄줄이 쓰러진 황량한 롯데 마운드에서 그나마 힘이 되줄 투수로 박진과 김강현을 발굴, 올시즌까지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박진은 지난해 38경기 49⅓이닝 2승4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43경기 54이닝 3승1패 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4.33으로 마당쇠 역할을 톡톡해 해냈다. 특히 8월에는 연장전부터 추격조와 필승조를 오가는 말 그대로 '전천후 투수'다.
9월부터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는 만큼, 박진이 정규시즌 내내 1군에 머물며 김태형 감독의 특명을 수행할 전망. 승리의 순간에는 선발진과 필승조의 포효가 무대를 장식하지만, 빛나는 영광의 순간은 박진처럼 뒤에서 받쳐주는 투수의 무게감이 꼭 필요하다. 8년만의 가을야구를 넘어 그 이상을 꿈꾸는 롯데에겐 반드시 필요한 존재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