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드라마 촬영해서 졌다고?
시구 설정이기에 오후 6시 경기 시작 40분 전인 5시20분부터 약 20분간 촬영이 진행됐다. 그 때 해야 관중 입장 후 어느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을 수 있어서였다.
그런데 이날 LG는 최하위 키움에 패했다. 이 패배로 13연속 위닝시리즈 도전이 무산됐다. 그런데 이 패배가 드라마 촬영 때문이라고, 드라마를 촬영하느라 경기 전 선수들이 훈련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진실은 뭘까.
|
그렇게 훈련이 끝난 후 오후 5시경 이정재와 다른 주연 배우들이 그라운드에 나왔다. 이정재가 대표로 마이크를 잡고 선수단과 팬들에게 양해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촬영을 하는데, 최대한 선수단과 팬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끔 빨리 끝내겠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양팀 선수들 중 스트레칭과 토스배팅 등 개인 루틴이 있는 선수들은 경기 시작 30~40분 전부터 그라운드에 나온다는 것. 야수들 중 일부 선수들은 내야 뒤 그물망쪽으로 연습 배팅을 하는 경우가 있다. 후배 선수들이 던져주면, 살짝 컨택트 해 감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
사실 경기를 앞두고 외부 조건으로 인해 어떠한 훈련도 방해를 받아서는 안된다. 그래서 내야 포수쪽 그물망 뒤 드라마 촬영 각도를 가리는 3m 정도 공간만 제외하고, 선수들이 자유롭게 토스배팅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들은 사전에 촬영이 진행된다는 것, 훈련도 가능하다는 것을 안내받았는데 막상 그라운드에 나오니 촬영이 진행되고 있자 담당자에게 어디서 훈련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훈련에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한 후 다들 정상적으로 루틴 훈련을 소화했다. 늘, 꼭 그 자리에서 훈련을 하던 선수가 있었다면 그 선수는 루틴이 깨졌을 수 있겠는데 그걸 경기 패배나 부진의 핑계로 얘기할 선수가 있었을까.
|
그렇게 "LG 파이팅"을 우렁차게 외친 이정재의 시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됐고, LG는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졌다. 굳이 LG의 패인을 따지자면 키움 선발 알칸타라 공략에 실패한 게 아닐까 싶은 경기였다. 알칸타라의 구위가 너무 좋았고, 반대로 LG 선발 손주영이 흔들리며 초반 경기 분위기가 키움쪽으로 넘어갔다. 마지막 오지환의 결정적 실책이 승패를 좌우했다고 보는 게 냉정한 판단일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