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오퍼 받았다더니' 신인이 계약금에 옵션 걸었다! 역사상 또 있었나

최종수정 2025-10-01 15:02

'ML 오퍼 받았다더니' 신인이 계약금에 옵션 걸었다! 역사상 또 있었나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NC와 LG의 경기. NC에 입단하게 된 신인선수들이 창원 홈팬들 앞에서 첫 인사를 했다. 신입 동료들과 함께 시구를 하고 있는 NC 신재인. 창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24/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KBO리그에서 시작하는 신재인. 신인 선수가 계약금에 과감한 옵션을 선택했다.

NC 다이노스는 2026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권으로 유신고 내야수 신재인을 뽑았다. 다소 파격적 결정이었다. '최대어' 박준현(천안북일고)이 전체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행이 유력했던 가운데, NC가 과연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좋은 우완 투수들이 많아 아무래도 마운드 보강을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포지션 중복 여부와 상관 없이 야수 1순위 신재인을 선택했다. 컨택트 능력이 빼어나고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수비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 고교 선배인 최정의 신인 시절이 떠오르기도 한다.

NC는 9월 30일 신재인을 비롯, 내년 입단 신인 13명 전원과 입단 계약을 마쳤다고 1일 공식 발표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신재인의 계약금이다. 계약금 2억5000만원에 옵션 달성에 따른 인센티브 1억원이 별도로 책정됐다. 최대 3억5000만원인데, 옵션을 채우지 못하면 1억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보장 금액은 2억5000만원이다. 이는 NC 구단 최초의 신인 옵션 계약 사례다.


'ML 오퍼 받았다더니' 신인이 계약금에 옵션 걸었다! 역사상 또 있었나
2026 KBO 신인 드래프트가 1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렸다. NC에 1라운드 지명된 유신고 신재인이 유니폼을 입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7/
NC 구단 관계자는 "구단에서 신재인 선수에게 두가지 선택지를 줬다. 그중에서 선수가 옵션이 있는 계약 조건을 선택했다"면서 "옵션 달성 요건에 대한 세부 사항은 양측 합의에 따라 비공개"라고 밝혔다. 신재인이 구단과 합의한 조건 이상을 충족하면 1억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뜻인데, 사실상 계약금이라기보다는 루키 시즌의 보너스 연봉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구단은 옵션 내용은 공개 불가라고 이야기했으나, 경기 성적 관련 조건이 유력하다.

신인으로서는 상당히 과감한 선택이다. 자신감이 돋보이기도 한다. 만약 옵션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조금 더 많은 액수의 안정적인 보장 금액만 계약금으로 받을 수 있었을 터. 만약 출전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인센티브는 허망하게 사라진다.


'ML 오퍼 받았다더니' 신인이 계약금에 옵션 걸었다! 역사상 또 있었나
2026 KBO 신인 드래프트가 1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렸다. NC에 1라운드 지명된 유신고 신재인에게 임선남 단장이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7/
하지만 선수가 모험을 택했다. 전체 2순위, 야수 전체 1순위인 신재인은 NC의 지명을 받은 후 "메이저리그 구단 2곳에서 오퍼를 받기도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KBO리그에서 배우고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덧붙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눈여겨볼 정도로 잠재력이 있는 선수. KBO리그에서의 성장을 최우선 순위에 둔 만큼, 입단 첫해부터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읽힌다.

사실 신인 계약금에 옵션 달성에 따른 인센티브가 추가로 붙은 경우는 사례 자체를 거의 찾을 수 없다. KBO 기록으로도 오래된 계약은 확인이 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선수와 구단이 별도 합의해 추가 인센티브를 지불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KBO 기록에는 '계약금' 항목만 남아있어, 명확하게 추가 인센티브가 있었는지는 현재 남은 문서상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ML 오퍼 받았다더니' 신인이 계약금에 옵션 걸었다! 역사상 또 있었나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NC와 LG의 경기. NC에 입단하게 된 신인선수들이 창원 홈팬들 앞에서 첫 인사를 했다. 신입 동료들과 함께 시구를 하고 있는 NC 신재인. 창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24/
언론을 통해 공개된 유일한 사례는 2005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던 당시 1차지명 유원상이다.


한화 구단은 유원상과의 입단 계약을 발표하면서, 계약금 5억5000만원에 연봉 2000만원 등 총 5억7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플러스 옵션'이 있었는데, 5승을 올릴 경우 5000만원, 6승째부터 추가 2000만원, 구원승 1000만원을 주는 플러스 옵션이 있었다. 다만 유원상은 입단 첫해인 2006년에 1군 데뷔에 실패하면서 인센티브를 받지 못했다.

이밖에도 NC는 2라운드에서 지명한 원주고 포수 이희성과는 1억5000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임선남 NC 단장은 "이번 드래프트로 합류한 13명의 선수 모두가 팀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자원이다. 신재인, 이희성 선수를 비롯해 모든 선수가 각자의 잠재력과 강점을 가지고 있다. 구단은 누구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육성할 것이며, 선수들이 빠르게 프로에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NC 신인 선수들은 오는 10월 말 팀에 합류해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소화한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프로 선수로서 갖춰야 할 자기 관리법과 윤리 의식을 비롯, 체계적인 트레이닝 프로그램 및 데이터 활용 교육 등을 받을 예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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