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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일본과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한 오승환(삼성).
그런 가운데 앞으로의 은퇴식에서 방법을 바꾸면 어떨까 하는 장면 하나가 있었다.
바로 '유니폼 반납'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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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을 다 벗어 버리니 언더 셔츠만 남았다. 많은 관중 속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으로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었다.
오승환의 경우 민소매 티셔츠만 남았다. 오승환 본인도 유니폼을 벗은 뒤 휑해진 양 팔에 손을 대며 당황스러운 제스처를 보였다. 유니폼 반납 후 바로 퇴장한다면 괜찮을 수도 있지만, 이후 행사는 계속됐다. 팬들을 만나는 그라운드 순행과 하현우의 공연, 선수단의 헹가래, 기념 촬영 등이 오랜 시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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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은퇴식에서 유니폼 이외의 모습으로 멋있게 야구장을 떠난 레전드가 있다.
박용택(전 LG) 이다. 2020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박용택은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은퇴 직후 세리머니를 열지 못 했다. 은퇴한 지 1년 반쯤 지난 2022년 7월에 뒤늦게 열렸다.
당시 박용택이 입은 옷은 LG 트윈스의 유니폼을 연상 시키는 검은 줄무늬가 새겨진 흰색 정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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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026 KBO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다. 1라운드 지명선수는 드래프트장 단상에서 각 구단 단장이 입혀준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장에서 처음으로 입은 유니폼.
그 의미 있는 유니폼을 벗는 순간이 은퇴식 유니폼 반납이라면 스토리로서는 완벽하다.
그런 점에서 유니폼 반납은 큰 의미가 있다. 다음 레전드 선수 은퇴식에서는 유니폼을 벗은 선수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떠날까.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