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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17년만에 '업셋'의 기쁨을 맛봤다. 또다른 원년팀과의 격차는 한걸음 더 벌어졌다.
당시 준플레이오프는 말 그대로 '베테랑' 삼성과 '가을 초보' 롯데의 명암이 갈린 시리즈였다. 롯데로선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의 데뷔 시즌으로, 송승준-손민한-장원준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앞세워 8888577의 암흑기를 딛고 8년만에 진출한 포스트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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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삼성은 2011~2014년 류중일 전 감독의 지휘 하에 4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는 등 압도적인 '탑독'으로 군림했다.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끝판왕' 오승환과 함께 한 영광의 나날이었다.
2015년 준우승 이후 다소 주춤하며 구단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5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도 겪었지만, 절치부심한 삼성은 2021년 플레이오프,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이어 올해는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특히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시즌 4위의 언더독임에도 팀 홈런 1위(161개)의 장타력 강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선발과 불펜에 걸친 마운드 우려마저 씻어내며 대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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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당시까지만 해도 두 팀의 커리어 차이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삼성은 80년대부터 가을야구 단골인 명문팀이었지만, 그래도 '우승'은 4번 뿐인데다 그중 3번은 2000년대(2002 2005 2006)에 이뤄낸 것. 반면 롯데는 정규시즌 승수나 포스트시즌 진출 횟수에선 차이가 컸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2회를 기록 중인 만큼 어깨를 나란히 할만 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우승은 오히려 롯데가 빨랐다. 삼성에 오랫동안 가을 공포증을 선물했던 1984년의 기적이다. 삼성의 고의 패배 의혹 이후 최동원이 혼자 4승을 올리며 크게 한방 먹인 불멸의 시리즈다.
하지만 이제 양팀의 격차는 말그대로 '넘사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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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롯데의 가을은 2008년 이후 '업데이트'가 없다시피 하다. 우승은커녕 21세기 들어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적조차 없다. 마지막 경험이 1999년이고, 가을야구조차 3번(2011 2012 2017)에 그쳤다. 그중 2번은 준플레이오프, 1번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최근 13년간 가을야구 진출이 단 1번 뿐이다. 한국 프로야구 팀은 10개 뿐인데, 그중 가장 오랫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다. 특히 막내팀들인 NC 다이노스가 2020년, KT 위즈가 2021년 각각 우승을 품에 안으면서 롯데의 입지는 더욱 초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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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박세웅 김원중 유강남 윤동희 등 투타의 주축 선수들이 총출동한 마무리훈련을 통해 달라진 내년을 다짐하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