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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주전이 아니라도 좋다. 벤치에서 '응원단장' 역할만 해도 상관없다. 역할이 어찌됐든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 LA다저스 유틸리티맨 김혜성의 생존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저스 선수단은 25일 열리는 1차전을 위해 일찌감치 토론토로 떠났다. 미리 현장에 도착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시차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틀 전에 미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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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혜성은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돼 있었다. 물론 많은 역할을 한 건 아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역할을 철저히 '대주자 및 대수비요원'으로 한정했다.
이는 김혜성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당대 최고 명장으로 평가받는 로버츠 감독은 신인 선수 김혜성의 현재 실력을 냉정히 평가하고, 가장 무난하게 잘 할 수 있는 역할만 부여했다. 불필요한 동요를 막고, 실질적으로 팀에 도움이 되는 일만 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나 팀 동료들의 퍼포먼스가 워낙 뛰어나 좀처럼 김혜성이 등장할 기회가 없었다. 와일드카드시리즈에서는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연장 11회말에 대주자로 처음 출전했다. 여기서 김혜성은 폭풍같은 질주로 결승득점을 해냈다. 주루 과정에서 약간의 실수도 있었지만, 어쨌든 '해피엔딩'을 맺었다.
이후 김혜성은 위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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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은 기적적으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생존했지만, 이번에도 벤치만 지켰다. 다저스가 시카고 컵스를 4전 전승으로 셧아웃 시키는 바람에 또 출전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챔피언십시리즈가 끝나고 다저스는 월드시리즈를 대비해 선수단에 일부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됐다. 최정예 전력을 갖추고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해야 하기 때문에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다. 당초 김혜성은 이 과정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워낙 실력면에서 보여준 게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체에 종기가 생기는 바람에 디비전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엔트리에서 빠진 불펜 투수 태너 스캇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혜성이 빠질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끝까지 데리고 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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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비트 역시 "야수 로스터는 그대로 유지될 듯 하다"면서 "콘포토가 김혜성을 대신하려면 수비 주루 타격 모두 더 좋아야 하는데 현재 그렇지 않다"면서 김혜성이 아닌 콘포토가 빠질 수 있다고 봤다.
만약 김혜성이 최종적으로 WS 로스터에 포함된다면 김병현과 박찬호, 류현진, 최지만에 이어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그 5호 월드시리즈 출전선수가 된다. 다저스가 우승한다면 김병현 이후 두 번째로 우승반지를 받을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