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이 습관이 되면 노력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야구소년들과 1박2일 함께 한 이치로, 노모 상대로 프로 첫 홈런 친 구장서 타격시범[민창기의 일본야구]

기사입력 2025-11-10 05:49


"훈련이 습관이 되면 노력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야구소년들과 1박2일 …
이치로는 지난 7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명예의전당 투표에서 394표 중 393표를 받았다. 1표차로 만장일치 헌액에 실패했다. 사진캡처=시애틀 매리너스 SNS

"훈련이 습관이 되면 노력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야구소년들과 1박2일 …
시애틀 시절 이치로의 타격 준비 자세. 이치로는 2001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수상했다.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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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는 2001년 메이저리그 데뷔시즌부터 10년 연속 3할 타율-200안터를 기록했다. 스포츠조선 DB

메이저리그 명예의전당에 헌액된 '레전드'가 나타났다. 눈앞에서 연습타격을 하고 러닝 시범을 보여주고 대화의 시간을 이어간다. 야구소년들에게 비현실적인 최고의 선물이었을 것이다.

미일통산 '4367안타'에 빛나는 '전설' 스즈키 이치로(52)가 1박2일 일정으로 고등학교 선수들을 지도했다. 8~9일 니가타현 주에쓰고등학교 선수들과 함께 했다. 지난 여름고시엔대회(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학교다. 총 12차례 여름대회 본선 무대를 밟은 야구명문이다. 올해 초 한 선수가 보낸 편지가 이치로를 니가타로 이끌었다.

이치로의 고등학교 방문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다. 그는 2020년 지벤와카야마고등학교부터 시작해 매년 1~3개 고교야구부를 찾는다. 주에쓰고등학교가 12번째다. 지난해 11월엔 모교인 아이치현 메이덴고등학교 후배들을 지도했다. 올해는 주에쓰고등학교가 처음이다.

이치로는 매년 일본여자대표팀과 이벤트 매치도 진행한다. 야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다. 야구에 진심이 이치로가 움직이면 화제가 되고 뉴스가 되고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야구의 나라 일본도 인구 감소에 따라 선수가 줄고 있다. 선수 수급을 못해 해체되는 팀이 증가한다. 고육지책으로 여러 학교 선수로 구성하는 연합팀이 증가한다. 위기감이 크다.

첫날인 8일, 이치로는 니가타현 나가오카시 유큐잔구장에서 열린 주에쓰고등학교와 니가타현 5개 고교 연합팀이 벌인 경기를 지켜봤다. 유큐잔구장은 이치로와 인연이 있는 곳이다. 1993년 6월, 오릭스 블루웨이브의 이치로가 유큐잔구장에서 열린 긴테쓰 버팔로즈와 경기에서 프로 첫 홈런을 터트렸다.


"훈련이 습관이 되면 노력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야구소년들과 1박2일 …
이치로는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시애틀에 돌아와 은퇴했다. 스포츠조선 DB
상대 투수가 노모 히데오였다.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한 입단 2년차 때 일이다. 등록명이 '이치로'가 아닌 '스즈키 이치로'였던 시절이다. 그는 지난 7월 명예의전당 헌액식에게 메이저리그로 가는 기을 열어준 선배 노모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영어로 연설하다 이 부분만 일본어로 했다.

이치로는 8일 경기 후 선수들과 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캐치볼을 했다. 선수들 앞에서 연습타격을 했다. 그의 동작 하나하나가 선수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이 됐을 것이다. 일본 언론은 이치로가 32년 만에 유쿄잔구장에서 홈런을 쳤다고 했다. 63차례 타격을 해 9개 타구를 유큐잔구장 오른쪽 펜스 너머로 보냈다.

한 학생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싫었던 포수가 누구였냐'라고 묻자 이치로는 야디어 몰디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라고 했다.


이틀째인 9일 오전, 주에쓰고등학교를 찾았다. 러닝과 캐치볼, 수비 연습, 연습타격을 지켜보고 조언을 했다. 오후에 실내연습장으로 이동해 1시간 넘게 대화의 시간을 이어갔다. 그는 '노력이 곧바로 보답받지 못해 힘들지만 미래를 보고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습관을 들이면 노
"훈련이 습관이 되면 노력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야구소년들과 1박2일 …
LA 에인절스 시절 오타니가 시애틀 원정 경기 때 외야에 있던 이치로에게 달려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 스포츠조선DB
력이라는 생각을 안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치로는 '초등학교 때부터 작은 몸으로 어떻게 하면 공을 빠르게, 멀리 던질 수 있나 연구했다'라고 소개했다.

훗날 주에쓰고등학교 선수들을 이날을 어떻게 기억할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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