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군 데뷔 첫승이 롯데(자이언츠)전이었고, 작년 마지막 1군 승리도 롯데전이었고, 저 이대호 선배님 은퇴식날도 선발투수였어요!"
LG 출신 김주완(군복무중) 김영준, 그리고 삼성 출신 최충연이 새롭게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1차 지명 혹은 2차 1라운드, 고교 시절 명성만큼은 하늘을 찔렀던 전국구 유망주 출신의 잠재력 넘치는 투수들이다. 아직 터지지 않은 이들의 재능을 김상진 투수코치를 비롯한 롯데 코치진에게 맡기기로 했다.
|
김영준은 8년간 뛰었던 팀을 떠난다는 사실에 대해 "솔직히 처음엔 실감이 안나고 싱숭생숭했다. LG 팬들께서 정말 많은 기대와 과분한 사랑을 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이어 "롯데에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니 감사하다. 어쩌면 내 야구 인생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1군 통산 성적은 31경기 46이닝 4승2패, 평균자책점 5.28. 지난해 14경기 15⅓이닝을 소화하는 등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올해는 단 한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부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김영준은 "올한해 정말 건강했다. 아무래도 LG 1군 마운드의 선수층을 뚫기가 쉽지 않았고, 입지가 많이 좁아진 상황이었다. 한번 삐끗하면 다시 기회를 얻는게 쉽지 않더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롯데에선 김영준에게 좀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불펜투수는 최소 145㎞ 이상의 직구를 던져야한다"는 지론이 있다. 대신 그만한 구위를 지니고 있다면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기회를 부여한다. 정철원은 두산 베어스 시절의 부진을 벗어던졌고, 실패한 유망주로 분류됐던 윤성빈 홍민기의 회려한 부활도 이끌어냈다.
|
지난해 거둔 유일한 1승이 6월 16일 잠실 롯데전(3이닝 무실점)이다. 최원태의 부상으로 등판 기회를 얻었고, 연장 혈투 끝에 신민재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LG가 승리하면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140㎞대 후반의 직구에 다양한 변화구가 돋보였다.
하지만 김영준은 "제가 강속구 투수는 아니다. 2군에선 한번도 140㎞대 후반을 던져본 적이 없다"고 했다. 1군에 올라오면 구속이 2~3㎞ 더 나오기도 하고, 요즘은 150㎞ 중후반을 던지는 투수들이 너무 많다고.
대신 다양한 구종을 갖춘 '팔색조' 투수로 자신을 소개했다. 처음엔 직구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구사했다. 2021년 군복무를 마친 뒤엔 투심과 컷패스트볼, 체인지업까지 익혀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 울산 가을교육리그에서 투심과 체인지업이 잘 먹혔다고.
|
다만 악연도 있다. 하필 그날 정보근에게 헤드샷 사구를 던져 퇴장당했던 것. 김영준은 "은퇴식날 선수들이 끝까지 다 봤는데, 난 버스에서 얌전히 자숙하고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날 몸풀면서 봤던 팬들의 응원, 분위기에 정말 감동했다. 선발 불펜, 롱릴리프 필승조 추격조, 어느 보직이든 기회만 주어진다면 열심히 던지겠다. 부산하면 낭만의 도시니까, 그 낭만, 그 응원 내가 받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