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준PO 3차전. SSG 앤더슨이 숨을 고르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13/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래서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마음이 떴었나. 최악의 마무리를 했던 드류 앤더슨의 메이저 계약 규모가 공개됐다. 최대 250억원에 달하는 조건에 합의했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최근 앤더슨이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최대 2년 계약에 합의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정확한 계약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었는데, 9일(이하 한국시각) '디 애슬레틱'의 디트로이트 담당 기자인 코디 스테븐하겐은 "앤더슨과 디트로이트의 계약은 공식 확인됐다. 앤더슨은 1년 700만달러를 보장 받고, 2027시즌에 대한 클럽 옵션 1000만달러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2026시즌 성적에 따라 디트로이트 구단이 2027시즌 계약 연장을 확정하는 조건인데, 연장에 성공했을 경우 2년 최대 1700만달러(약 25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SSG가 4대2로 승리했다. 이숭용 감독과 기쁨을 나누는 앤더슨의 모습.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9/
올 시즌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들 중에 정확히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의 중간급 규모다. 폰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3000만달러(약 440억원)에 초특급 대우를 받으며 계약 합의를 마쳤고, 와이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1+1년 최대 1000만달러(약 147억원)에 합의했다. 와이스의 경우 2026시즌 260만달러가 보장이고, 2027시즌 클럽 옵션이 포함이다. 2026시즌 성적에 2027시즌 계약 여부가 달려있는, 와이스와 앤더슨이 비슷한 형태다. 다만, 앤더슨의 보장 금액이 훨씬 크다.
2024시즌 대체 선수로 SSG 랜더스와 계약했던 앤더슨은 올 시즌 팀의 1선발로 활약했다. 지난해 24경기에서 11승3패 평균자책점 3.89의 성적을 기록하며 재계약 합의를 마친 앤더슨은 올 시즌은 30경기 12승7패 평균자책점 2.25로 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9이닝당 삼진이 무려 12.84개로 압도적 리그 1위로 'K 머신'의 위력을 보여줬다.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6회초 2사 1루 롯데 전준우가 SSG 앤더슨에게 삼진을 당한 후 흥분한 앤더슨의 반응에 의아해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9/
아쉬움도 있었다. 경기 도중 유독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번 표출했던 앤더슨은 지난해부터 타팀 선수들과 수차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또 이닝 소화력도 적은 편이었다. 올 시즌 내내 체력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던 앤더슨은 평균 5⅔이닝을 소화하면서 이 부분에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마지막 포스트시즌 등판을 앞두고, 몸 관리에 실패하며 정상 로테이션에 등판을 하지 못했다. 이후 3차전 등판에서도 기대에 못미치는 투구 내용으로 최악의 모습 속에서 시즌 피날레를 했다. 이 모습이 SSG에서의 마지막이 됐다.
SSG는 앤더슨과의 재계약 가능성을 남겨두고 타 후보군과 접촉하며 논의를 이어왔고, 앤더슨 역시 한국 혹은 일본 구단과의 협상에 여지를 남겨둔 상태였다. 하지만 디트로이트가 적극적으로 다가오면서 급물살을 탔고, 빅리그 복귀가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