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왔어도 장타자 육성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타구 질이 달라져"

기사입력 2025-12-10 11:20


김재환 왔어도 장타자 육성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타구 질이 달라져"
류효승. 사진=SSG 랜더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김재환을 영입했지만, 장타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SSG 랜더스의 2026시즌 최대 화두는 장타력 증가다. 2025시즌 내내 빈타에 허덕였던 SSG는 팀 홈런 5위, 장타율 7위(0.376), OPS 9위(0.706), 득점권 타율 9위(0.253)로 주요 부문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나마도 후반기에 홈런이 몰아나오면서 홈런 개수가 소폭 증가했고, 시즌 중반까지 거의 모든 지표가 8~9위권이었다.

결국 홈구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의 타자친화적 장점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 때는 '홈런 공장'이라 불릴 정도였기에 당혹감이 크다.

최정, 한유섬을 필두로 한 중심 타선의 진용은 그대로지만, 수년간 특별히 두드러지는 홈런 타자 육성을 하지 못했다. 청라돔이 개장하기 전까지는 랜더스필드의 특징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홈팀이 홈런 마진에 있어 손해를 본다면, 그보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김재환 왔어도 장타자 육성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타구 질이 달라져"
고명준. 사진=SSG 랜더스
SSG가 최근 자유 계약 선수로 풀린 '홈런 타자' 김재환을 영입했지만, 그와 별개로 장타자 육성 프로젝트는 계속 돼야 한다. '리모델링' 기조를 유지하면서 얇은 선수층을 두텁게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다.

이숭용 감독은 '키플레이어'로 류효승, 고명준, 김성욱, 안상현 4명을 꼽았다. 김성욱의 경우 '홈런타자'로 분류하기보다 장타를 칠 수 있는 타자 정도로 보는 게 맞고, 안상현 역시 장타를 많이 치는 유형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강하고 멀리 뻗어나가는 타구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록 SSG의 팀 타선 자체가 2025시즌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다는 게 감독의 기대치다.

이숭용 감독은 "안상현이 3루를 비롯해 내야 멀티를 하면서 타선에서도 역할을 해줘야 한다. 고명준 역시 스프링캠프와 마무리캠프에서는 정말 좋은데, 아직까지 실전에서 투수와 싸우는 요령을 터득하지 못한 것 같다. 아마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느낀 부분들이 많을 것이다. 마무리캠프에서 보여준 그림만 보면 내년에 충분히 30개 이상 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효승도 정말 열심히 한다. 부족했던 외야 수비도 조동화 코치가 1대1로 붙어서 신경써서 가르쳐주고 있고 많이 늘었다. 김성욱은 이번 캠프에서 제가 붙잡고 하는데 이제 몸에 스피드도 붙었고, 정말 열심히 하려는 게 눈에 보인다. 가장 나이도 많은데 솔선수범으로 열심히 해줘서 너무 고맙다. 본인에게도 정말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기대치를 밝혔다.


김재환 왔어도 장타자 육성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타구 질이 달라져"
김성욱. 사진=SSG 랜더스
지난달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했던 마무리캠프에서도 4일 훈련, 1일 휴식으로 빡빡하게 진행됐는데 타격 훈련 4시간이 정말 쉼 없는 로테이션으로 흘렀다. 베테랑인 김성욱도 "시작부터 롱티를 친다. 보통 롱티를 마지막에 하면 '이제 곧 끝난다'고 생각하는데, 시작부터 롱티를 치니까 그 뒤가 더 힘들기는 하다"며 웃었다. 쉴 틈 없는 로테이션과 밀도 높은 훈련이 이번 마무리캠프의 최대 과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부상자도 없었다. 오히려 타자들의 타구 속도와 타구 질이 캠프 후반 들어 수치상으로 확연하게 좋아진 모습이었다. 훈련을 지켜본 SSG 구단 관계자도 "타구의 질이 좋아진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고 평했다.

일본프로야구(NPB) 통산 403홈런 타자이자 전설적 거포 야마사키 다케시 인스트럭터의 조언도 SSG 타자들에게 큰 도움을 줬다. SSG 타자들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꼼꼼히 지켜본 야마사키 인스트럭터는 단순 타격 훈련 시간뿐 아니라, 선수들에게 참고하면 좋을만 한 해외 선수들의 타격 영상을 소개해주는 등 진심이 담긴 코치로 다가섰다.

야마사키 코치는 "여기 와서 한국 선수들을 자세히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좋은 몸을 가지고 있다. 일본 선수들과 비교해 결정적인 차이는 확실히 파워가 있다. 그런데 그 파워를 지금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고명준, 정준재, 박지환 같은 선수들은 실제로 보고 기대감을 더 갖게 됐다. 이 선수들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야 더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재환 왔어도 장타자 육성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타구 질이 달라져"
야마사키 인스트럭터(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또 "홈런은 치고 싶다고 해서 나오는 게 아니다. 다들 순서를 반대로 생각하는 것 같다. '세게 치고 싶다'고 해서 홈런을 치는 게 아니라, 질 좋은 타구를 만들어서 안타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홈런으로 연결이 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런 방향성을 잡고 가야 레벨 향상이 될 수 있다"면서 올 시즌 17홈런을 친 팀내 거포 유망주 고명준에게 "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이 친구가 30홈런 정도는 쳐줘야 SSG가 강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콕' 찝었다.

올해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치면서 '깜짝 돌풍'을 일으켰던 SSG는 다음 시즌은 '깜짝'이 아닌 '당연한'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내 최고 유망주 타자들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흘린 땀방울이 내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 이후로도 빛날 수 있도록 이제 결과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마무리캠프 초반, 후반 랩소도 측정 결과 비교

고명준

(캠프 초)발사각 16.2도 평균 비거리 74m 평균 타구 속도 144km Hard Hit 71%

(캠프 후)발사각 21.5도 평균 비거리 85m 평균 타구 속도 152km Hard Hit 87%

안상현

(캠프 초)캠프 초반 평균 타구 속도 141km 최고 속도 156km 평균 비거리 70m Hard Hit 72%

(캠프 후)캠프 후반 평균 타구 속도 148km 최고 속도 159km 평균 비거리 88m Hard Hit 86%

김규민

(캠프 초)캠프 초반 평균 비거리 71m, 평균 타구 스피드 140km

(캠프 후)캠프 후반 평균 비거리 87m, 평균 타구 스피드 143km

이원준

(캠프 초)캠프 초반 평균 발사각 29도, 뜬공 71%, 라인드라이브 21%

(캠프 후)캠프 후반 평균 발사각 18도, 뜬공 33%, 라인드라이브 49%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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