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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카나쿠보는 왜 공인구를 달라고 했을까.
안그래도 3년 연속 꼴찌인데, 공격 핵심 송성문까지 빠져나가니 내년 시즌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벌써부터 키움의 4년 연속 10위를 예상하는 시각도 많다. 키움 입장에서는 화가 나겠지만, 송성문이 있어도 그런 평가를 들을 상황에 객관적 전력이 그렇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일단 카나쿠보의 열정에서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카나쿠보는 키움 입단을 위해 서울을 찾았을 때, 구단 관계자에게 갑자기 "KBO 공인구를 가져갈 수 있겠느냐"는 부탁을 했다고. 투수 입장에서는 리그마다 공인구가 달라 민감할 수 있다. 크기, 무게, 솔기가 다 달라 적응이 필요하다. 카나쿠보는 일본에서만 야구를 해왔기에 KBO 공인구가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내년 새로운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일단 공과 친숙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카나쿠보의 이런 기특한 마음에 키움 구단은 공 3박스를 손에 쥐어 일본으로 보냈다.
카나쿠보는 실력만 놓고 보면 연봉 20만달러 상한의 아시아쿼터로 올 선수가 아니라는 게 10개 구단 공통 평가다. 올해 사생활 논란이 있어 걱정을 샀지만, 키움은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카나쿠보가 리그에서 뛰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카나쿠보는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에게 기회를 준 키움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키움의 공인구 선물이, 내년 시즌 팀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