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떠난 김재환의 진심 "무섭지 않냐고? 나 역시 궁금하다"[플로리다 인터뷰]

기사입력 2026-02-17 07:16


잠실 떠난 김재환의 진심 "무섭지 않냐고? 나 역시 궁금하다"[플로리다 …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는 김재환. 사진=SSG 랜더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좋은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그전에는 사실 많이 들었죠. 근데 지금은 그런 생각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논란의 이적 후 김재환은 모든 것이 낯선 환경 속에서 새로운 팀에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1차 스프링캠프에서 예년과 다를 바 없이 시즌 준비에 집중하는 중이다.

생각보다 적응은 빨리 하고 있다. 오랜만에 팀에 동갑 친구가 생겼다며 너무나도 반겨준 김광현을 비롯해, 싹싹한 후배 고명준과 예전부터 친분을 이어온 한유섬 등과 어울려 팀 분위기에 녹아들고 있다.

플로리다 캠프에서 만난 김재환은 "저도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 타지에서 다녀서 이적생의 마음을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다. 두산에 있을 때도 오히려 말도 많이 걸고, 일부러 장난을 많이 쳤는데 여기(SSG) 친구들도 너무 잘해준다.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생각보다 괜찮게 적응하고 있다. 현재까지 점점 더 괜찮아지고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일밖에 없을 것 같다"며 새로운 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베어스가 아닌 랜더스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맞이하게 될 첫 개막. 김재환은 일부러 머리를 완전히 비웠다고 했다. 그는 "최대한 생각을 비우려고 하고 있다. 더 잘하려고 하다가 위축될 수도 있고, 자칫 오버할 수도 있으니까 정말 아무 생각없이 머리를 비우고 운동만 하고 있다"면서 "잘되고, 안되고 이런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냥 한번 부딪혀보자 라는 생각으로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잠실 떠난 김재환의 진심 "무섭지 않냐고? 나 역시 궁금하다"[플로리다 …
19일 오전 SSG 랜더스 선수들이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1차 캠프지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했다.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김재환. 인천공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1.19/
만약 김재환이 계속 두산에 남았다면, 아마 더 안정적인 환경과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야구를 계속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팀을 옮기겠다는 결심은 곧 실패할 가능성도 공존하는 과감한 모험이었다. 이제 30대 후반인 나이를 고려했을때, '굳이 왜?'라고 되묻는 외부인들도 있었다.

김재환은 '무서운 것은 없었냐'는 질문에 "너무나 많은 걸 내려놓고 왔기 때문에 사실 무서울 건 없었다. 나 역시 너무 궁금하다"면서 "물론 예전에는 잘할 수 있을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면서 무섭겠다는 생각도 사실 많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이적을 결심하게 된 딱 하나의 이유는 다시 당당하게 그라운드를 돌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실제로 김재환은 홈과 원정 성적 편차가 크게 나는 선수 중 한명이다. 지난해 홈에서 OPS 0.680, 원정에서는 0.830을 기록했고, 홈런 13개 중 10개를 원정에서 쳤다. 2024시즌에도 홈 OPS 0.766인 반면 원정 OPS는 1.002에 달했고, 홈런 29개 중 19개가 원정에서 터졌다.


잠실 떠난 김재환의 진심 "무섭지 않냐고? 나 역시 궁금하다"[플로리다 …
사진=SSG 랜더스
시간을 거슬러 리그 MVP를 수상한 2018시즌에도 차이는 존재했다. 홈 OPS는 0.931, 원정 OPS는 1.177이었고 당시에도 홈런 44개 중 30개가 원정이었다. 보통 선수들은 익숙한 홈 구장에서의 성적이 더 좋거나, 큰 차이가 없다. '홈 어드밴티지'라는 단어 역시 익숙하게 사용된다. 전 팀 동료인 양의지의 경우에도 홈과 원정의 성적 차이가 거의 없거나 작은 차이인 것을 감안했을 때 김재환은 상당히 특이 케이스다.

그렇다고 김재환이 무조건 인천, 대구 같은 타자 친화형 구장에서만 특장점을 보인다고 하기엔 유일한 돔구장인 고척돔 성적이 빼어난 것을 감안했을 때, 완벽하게 풀이되지 않는 어떤 미스터리가 존재한다.

지난 4년간 두산에서 기대치와 몸값에 못미치는 활약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스스로도 많이 위축된 상황에서 기회가 있다면 이적을 결심하게 된 가장 결정적 계기도 이 부분이다.

두산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 팀에 대한 미련이 사라져서 떠난 것은 아니었다. 김재환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사람도 아니다. 내가 두산에서 어떤 시간들을 보냈는데, 그런건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팬들의 서운해하는 마음도 이해하기에 더이상의 해명도 핑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두산의 동료들과도 몇번씩 통화를 하면서 안부를 묻고 있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 결정한 이적이었기 때문에, 이제 본인이 결과로 보여줘야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김재환을 4번타자로 기용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의 영입으로 중심 타선이 훨씬 더 묵직해졌다.

김재환은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좋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4번타자로 나가게 되면, 그 자리를 뺏기고 싶지 않다. 그건 저만의 목표로 삼겠다"고 도전장을 공개했다. 다시 한번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 홈런왕의 도전이 시작됐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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