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KT의 시범경기. KT 주권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17/
[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T 위즈의 '믿을맨' 주권(31)이 올 시즌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KT 선발 마운드의 강력한 조커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권은 시범경기에서 변신한 스타일로 완벽한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벤치에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피칭 스타일 변화에 이강철 감독의 특별 과외로 장착한 포크볼까지 더했다. 다채로운 구종과 제구를 통해 타자 예봉을 피해가는 허허실실 피칭. '선발 투수' 주권 프로젝트가 현실화 되고 있다.
주권은 최근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해 6⅔이닝 동안 5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0.75, 피안타율 0.217을 기록하는 안정감을 뽐냈다.
23타자를 상대로 4사구를 단 하나도 내주지 않는 동안 탈삼진은 단 1개 뿐.
제구력과 허허실실 피칭이 맞물린 결과다. 맞혀잡는 피칭으로 선발 투수에 적합한 유형으로 변신했다는 방증이다.
방향성은 LG 베테랑 선발 임찬규 되기다. 시즌 별 기복이 있었던 임찬규는 낙차 큰 커브 등 완급조절과 제구 위주의 허허실실 피칭에 눈을 뜬 2023년 부터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며 우완 에이스로 거듭났다. "주권도 임찬규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이강철 감독과 코치들의 생각이다.
이강철 감독은 19일 수원 키움전을 앞두고 주권의 선발 전환에 대해 "주권은 제구력이 좋은 투수다. 불펜에서의 활용도도 좋지만,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투구 수를 늘리며 준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LG 임찬규가 숨을 고르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3.14/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KT 주권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9.19/
변신의 핵심은 LG 트윈스 임찬규를 벤치마킹한 '허허실실' 전략. 이 감독은 주권에게 "네가 임찬규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 140㎞ 중반대 비슷한 구속이니 기존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낙차 큰 커브를 섞어 던져보라"고 조언하며 투수 코치와 함께 새로운 투구패턴을 연구하도록 했다.
센스 있는 주권은 빠르게 변신에 성공했다. 최근 경기에서 초반 커브로 카운트를 잡은 뒤,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새롭게 장착한 포크볼을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고 있다. 제구력이 뒷받침 되니 좀처럼 공략하기 쉽지 않은 언터처블로 변신중이다.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시범경기. 1회말 2사 KT 안현민이 솔로포를 터뜨리자 이강철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3.19/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강철 감독이 직접 전수했다는 '포크볼'이다.
이 감독은 과거 정민태 선수가 20승을 거두던 시절에 전해들은 요령을 주권에게 전수했다.
이를 통해 주권의 투구 패턴은 더욱 변화무쌍해졌다. 이 감독은 "체인지업 구속이 빨라지면서 위력이 반감됐는데, 포크볼을 섞으면서 체인지업 구속을 다시 125~127km로 낮추는 효과를 봤다. 여기에 직구 없이 투심 위주로 섞어 던지다보니 피칭 밸런스가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다만, 당장 고정 선발진에 합류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감독은 "아직은 이른 시점이지만, 제구가 되는 투수인 만큼 선발 펑크가 났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상황에 따라 선발로 자리를 잡을 수도, 다시 중간에서 힘을 보탤 수도 있을 것"이라며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불펜과 선발을 오갈 수 있는 '특급 조커'로 진화 중인 주권. 가뜩이나 선발진이 탄탄한 KT 마운드에 특급 옵션이 하나 더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