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타격하다 토하더라고요. 쥐 난 선수도 있고."
'호부지'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은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야수 20명을 데려가 정말 지독하게 훈련을 시켰다. 전부 굳은살이 박인 손이 다 터져서 테이프를 칭칭 감고 타격 훈련을 하고 있었다. 신인부터 벼랑 끝에 몰린 베테랑들까지 전부 절실했다.
이 감독은 선수가 토를 하든 쥐가 나든 외면했다. 구장은 오직 타격 훈련만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 같았고, 선수들은 타격하는 기계가 된 것처럼 연신 스윙을 돌렸다.
이 감독은 "나는 야구가 뇌에서 스트라이크를 치라고 해서 치는 게 아니라 몸이 반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0.4초 만에 날아오는 동글동글한 공을 맞힌다는 것 자체가. 몸이 반응해서 움직여서 맞겠지만, 우리가 이렇게 반복 운동을 해야 그 동작이 엄청 빨라진다. 뇌가 신호를 보내기 전부터 움직여서 치는 그런 느낌이 나기 위해서는 이런 반복 운동을 계속 해야 한다. 반복해서 많은 양을 치면 자기 눈에 존이 생긴다"고 소신을 밝혔다.
물론 스프링캠프까지 이 강도로 훈련을 이어 갈 수는 없었다. 144경기 시즌을 앞두고 일찍부터 지칠 수 있기 때문. 그렇다고 훈련량이 적지도 않았다. 마무리캠프 훈련량이 압도적으로 많았을 뿐이다.
눈 딱 감고 훈련시킨 효과는 개막부터 나타나고 있다. NC는 4일 현재 시즌 성적 5승1패를 기록, SSG 랜더스, KT 위즈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 한다"는 이 감독의 주입식 교육이 통하고 있다.
주장 박민우는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 맹활약으로 팀의 5대2 승리와 4연승을 이끈 뒤 "감독님이 캠프 때부터 계속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 된다고 말씀하셨다. 주입식으로"라며 웃었다.
박민우는 이어 "진짜 초반에 선수들이 못 치면 억울할 정도로 진짜 훈련을 많이 했다. 작년 마무리 훈련부터 진짜 많이 쳐서 나뿐만 아니라, 물론 지금 컨디션이 안 올라온 선수도 있지만, 다른 선수들 보면 방망이 돌아가는 게 진짜 잘 돌아간다. 캠프부터 그렇게 준비했던 게 시즌 초반에 당연하게 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어느 한 가지 활력소가 생겼다기보다는 팀 자체가 그런 방향성으로 잘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NC의 팀 타율은 2할6푼5리로 리그 5위다. 대신 득점권 타율이 2할9푼7리다. 중요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잘 발휘하는 영양가 있는 타격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박건우(4할2푼9리)와 박민우(4할1푼7리)가 확실히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최정원(4할1푼7리) 김휘집(3할8푼1리)은 지난해 11월 오키나와에서 질릴 정도로 배트를 휘두른 효과를 보고 있다. 이 감독이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눈여겨 본 선수 중에 한 명인 신인 신재인(1할6푼7리)은 아직 완성형은 아니지만, 야구 재능만큼은 확실하다.
NC는 지난해 5위로 가을야구 턱걸이를 했지만, 4위 삼성 라이온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승1패로 무릎을 꿇었다. 올해는 최소한 지난해보다 높은 순위를 바라보며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서 가고 있다.
박민우는 "지금 시즌 초반에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면서 보탬이 되고 있지만, 또 언제 내가 조금 떨어질지 모르고 그러면 또 다른 선수들이 그 자리를 채워서 컨디션이 올라오고 이렇게 자꾸 맞물려야 우리가 올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좋은 타격감이 유지되도록 하는 게 좋지만, 언제 또 떨어질지 모르니까. 일단 내일 한 경기 또 이것만 생각하겠다"며 담담하면서도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