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팀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나타난 구세주, 폰세급 실력 만큼이나 빛난 것은 그의 '품격'이었다.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에이스 아담 올러가 압도적인 피칭으로 팀의 연패를 끊어내며 광주 홈 팬들에게 시즌 첫 승의 감동을 안겼다.
올러는 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7이닝 3안타 5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화요일이었던 지난달 31일 LG전(6이닝 무실점)에 이어 일주일 두 번의 등판에서 13이닝 무실점(평균자책점 0.00)이라는 괴물 같은 성적을 거두며 KIA가 올린 시즌 2승을 모두 자신의 손으로 일궈냈다.
이날 올러의 투구는 경쾌했다. 7회까지 투구 수는 단 92개. 빠른 템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한 비결은 그의 변화된 투구 철학에 있었다.
올러는 경기 후 구단 채널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올해는 삼진을 줄이더라도 더 효율적인 투구를 하려 노력 중"이라며 "내가 이닝을 짧고 빠르게 가져가야 우리 타자들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신보다 팀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에이스의 진심 어린 배려가 묻어나는 대목.
공격적이었던 상대 타자들에 대해서도 "초구부터 배트가 나오는 것은 괜찮다. 우리 수비를 믿기 때문"이라며 "수비진이 활약할 수 있도록 나는 계속해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할 것"이라고 동료들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보였다.
KIA는 최근 연패에 빠지며 팀 분위기가 축 가라앉아 있었다.
홀로 2승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이 클 법했지만, 올러는 "조금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등판하는 날에는 모든걸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지고 있든 이기고 있든 나는 내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의기소침한 동료들과 실망한 팬들을 다독였다.
그는 "우리가 매번 완벽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어린 선수부터 베테랑까지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즌은 길고 긴 여정이다.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겠지만, 늘 우리 곁을 지켜주시는 팬들이 우리의 자부심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팬 여러분이 계셔서 정말 정말 감사하다"는 진심 가득한 감동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대해 "이닝을 마칠 때마다 내 이름을 연호해 주는 함성을 들으면 가슴이 뛴다"며 "우리 팬들의 환호는 최고"라며 웃어 보였다.
재계약 당시 팔꿈치 부상 우려로 꼼꼼한 메디컬 테스트를 거쳤던 올러는 이제 KIA를 중심에서 이끄는 독보적 에이스로 우뚝 섰다. 압도적인 구위로 상대 타선을 잠재우는 실력은 물론, 팀의 부진을 함께 아파하고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우리 팀원들과 코치들을 믿는다. 곧 상황이 반전될 것이다. 어쩌면 오늘이 모든 흐름을 바꾸는 날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그의 말처럼, 에이스의 헌신과 진심이 KIA 타이거즈 반등의 신호탄이 될지도 모르겠다.
시즌 초 다소 실망한 팬들도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이 '진짜 에이스' 아담 올러의 최선을 다한 피칭과 진심 어린 소통 속에 위로를 받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