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결국 실력에 대한 의구심이다.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던 김혜성(LA 다저스)이 14일(한국시각) 뉴욕 메츠전에 벤치를 지킨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하루 전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팀의 마지막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챌린지 기회를 날렸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이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한 게 선발 제외 이유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날 메츠가 좌완 선발을 내세운 가운데, 로버츠 감독이 무키 베츠 부상 이후 미겔 로하스와 김혜성을 상대 투수 유형에 맞춰 플래툰으로 기용하기로 했던 결정이 좀 더 주효했음에 무게가 실린다. 로하스가 공교롭게도 3안타 경기를 펼치면서 김혜성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못했다.
플래툰은 팀이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다. 좌우 투수 유형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타자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팀 공격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이다. 흔히 '좌우 놀이'로 표현되기는 하지만, 확률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여러 지도자들이 즐겨 쓰는 방식이다.
좌타자인 김혜성이 좌완 투수에 특히 약한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빅리그 데뷔 첫 해인 지난해 좌투수 상대 타율이 0.381(21타수 8안타), 출루율 0.381, 장타율 0.571이었다. 홈런도 1개 포함돼 있다. 우투수 상대 기록(타율 0.264, 출루율 0.304, 장타율 0.357)보다 오히려 나은 편. 물론 표본 수의 차이는 있지만, 단순히 김혜성을 좌투수 등판 때 뺄 정도로 약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플래툰 기용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로버츠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김혜성을 제외하면서 '꾸준한 출전'과 '타격 조정'을 거론한 바 있다. 플레잉 타임을 지속적으로 쌓고, 올해 변화를 준 타격을 정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스프링캠프 타율 1할대로 부진했던 알렉스 프리랜드를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키면서 이 논리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 현지에선 김혜성의 지난 시즌을 지적해왔다. 데뷔 초반 좋은 활약을 펼치다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것이 결국 로버츠 감독의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 결과적으로 로버츠 감독이 여전히 김혜성에게
'풀타임 주전'의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이번 결정이 ABS나 플래툰이 아닌 단순 체력 안배 차원의 결정일 수도 있다. 유격수 포지션은 수비 부담이 크고, 로하스라는 좋은 타자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로테이션을 아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베츠가 복귀하면 김혜성의 마이너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사실. 김혜성 입장에선 빠른 시일 내에 로버츠 감독의 의구심을 지울 만한 활약을 펼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